‘꼰대란 무엇인가요?’ 과거에만 묶여 있는 ‘옛날옛적형’, 소싯적 불행을 강요하는 ‘너도 당해봐라형’, ‘너도 늙어봐~’라며 강요하는 ‘나이유세형’, 자기 얘기만 늘어놓는 ‘자아도취형’ 등 아주 다양했다 [임현주의 직장생활, 나만 힘들어?]
사진 클립아트코리아. 직장생활을 시작하고 처음 맞는 전체 회식 날이었다. 팀장님이 우리 앞에 놓인 잔을 가리키며 모두 본인 앞으로 건네 달라고 했다. ‘이 구역의 술은 내가 제일 잘 말아’ 하는 자신감 넘치는 손짓이었다. 나는 잔을 건네는 대신 팀장님에게 또박또박 말했다. “제가 술을 잘하지 못해서요, 저는 괜찮습니다.” 동시에 선배들의 눈빛이 일제히 나에게 꽂혔다. 나는 순간적으로 분위기가 변하는 걸 감지했지만,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 술을 못 마신다고 할 때마다 ‘잘 마실 거면서 거짓말하지 마, 이러기냐’ 하는 성토가 쏟아진 게 어제오늘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엔 좀 달랐다. 회유하는 듯한 말이 아니었다. 한 고참 선배가 싸늘한 눈빛으로 입을 열었다. “요즘 것들은 이래서 안 돼. 나는 술 잘 마시는 줄 알아? 선배들이 주면 토하고 와서 또 마셨어.” 당황한 나는 결국 아무 말도 못 하고 팀장님에게 조용히 술잔을 건넸다.
가장 많은 공감을 얻은 꼰대 정신은 단연, ‘라떼는 말이야’의 ‘라떼형’이었다. 본인의 경험과 방식이 판단의 절대적인 기준인 사람 말이다. 늘 본인의 경험에 빗대 상대방의 힘듦은 힘든 축에도 못 낀다고 여긴다. “야, 나 때는 얼마나 야근을 많이 했는데, 힘들어도 꾹 참고했어” 등을 자랑하듯 늘어놓다가 “요즘 애들은 참 살기 편해. 할 말도 다 하고 말이야”라고 침을 튀기며 마무리한다. 이들이 자주 쓰는 ‘나 땐 더 심했어’ 뒤엔, 상대가 묻지도 않았는데 시작하는 가르침 시간이 길게 이어진다. ‘요즘 이런 말 하면 안 된다고 하지만’도 이들이 곧잘 쓰는 말이다. 두 번째로 많이 달린 댓글은 변화를 싫어하는 ‘부정형’이다. 상대방이 새로운 제안을 하거나 아이디어를 내면 “굳이 그런 것을 해야 돼?” 하며 부정적인 반응부터 보인다. 시대의 변화를 무시하고 “옛것이 좋은 것이야”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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