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민의 생각의 공화국] 새해 아침 큰 만두를 먹는다, 잠시나마 위대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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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민의 생각의 공화국] 새해 아침 큰 만두를 먹는다, 잠시나마 위대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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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보다 더 많은 편의를 누리게 되었지만, 사람들은 전보다 더 작아졌다. 전보다 더 많은 상품을 소비하게 되었지만, 사람들은 전보다 더 왜소해졌다. 전보다 더 오래 살게 되었지만, 사람들이 전보다 더 위대해졌다는 징후는 없다.

전보다 더 많은 편의를 누리게 되었지만, 사람들은 전보다 더 작아졌다. 영웅은 역경과 더불어 탄생하는 법, 전보다 안락해진 생활 속에 위대함이 깃들 처소는 없다. 전보다 더 많은 상품을 소비하게 되었지만, 사람들은 전보다 더 왜소해졌다. 영웅은 무에서 유를 창조할 때 탄생하는 법, 창조 아닌 소비 속에 위대함이 깃들 처소는 없다. 전보다 더 오래 살게 되었지만, 사람들이 전보다 더 위대해졌다는 징후는 없다. 대의를 위해 죽음에 직면하는 순간 영웅이 탄생하는 법, 가늘고 긴 인생에 위대함이 깃들 순간은 없다.

나는 해돋이를 보러 동해에 가지 않는다. 해돋이를 보기 위해 굳이 일찍 일어나지 않는다. 그런 일을 하기에는 나는 너무 잠을 좋아한다. 잠이 온다는 것은, 내가 존재의 긴장을 풀었다는 것, 실수할 가능성이 줄어든다는 것, 무장해제가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잠시나마 나는 세상과 조용히 화해한 것이다. 조금이라도 더 자고 싶은 이 마당에 해돋이가 다 뭐람. 한숨이라도 더 자서, 새해라는 버거운 진실을 마주할 시간을 늦추고 싶다. 그 많은 만두 중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만두는 어린 시절 어머니가 겨울에 만들어주곤 했던 엄청나게 큰 만두다. 이 큰 만두는 피부처럼 희고 고운 만두피와 전두엽처럼 잘 다져진 만두 속으로 나눌 수 있다. 만두피는 섬섬옥수처럼 말랑말랑해야 하고, 만두 속에는 섬세하면서도 풍부한 지식처럼 돼지고기, 두부, 다진 김치가 충분히 들어가야 한다. 재료를 아낀다는 느낌이 있으면 절대 안 된다. 그것은 실패한 만두다. 그것은 좌절한 만두다. 어떤 과함. 어떤 초과. 어떤 흘러넘침이 이 만두의 특징이다. 이 커다란 만두는 신산한 삶을 살아온 연장자가 더 잘 만들 것 같은 음식이다.내가 사랑하는 이 만두는 반드시 커야 한다. 그래야 먹는 사람이 잠시나마 위대해질 수 있다. 웅혼한 기상을 가질 수 있다. 공룡이 헬기를 입안에 집어넣는 기분으로 그 큰 덩어리를 입에다 밀어 넣고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 그러다 보면 결국 우리의 현존재보다 더 큰 어떤 것과 합일되는 느낌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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