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은 생산공장 기술직 직원 공개 채용에서 여성을 선발한 적이 없다. 산업재해를 당해 일할 수 없게 된 직원의 가족을 우선 채용할 때 여성을 뽑은 경우 등은 있었지만 ‘신입 공개 채용’에서는 여성 채용은 ‘0명’이었다.
여성이 일하기 좋은 시스템 만들면한국의 성별임금격차는 매우 커 OECD에 가입한 원년인 1996년부터 27년째 ‘꼴찌’다. 2021년 기준 성별임금격차는 31.1%로 남성이 100만원을 받을 때 여성은 68만9000원을 받는다. 두번째로 격차가 나는 일본에 비해서도 10%포인트 내외의 큰 격차를 유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현대차 울산·아산·전주공장에는 300여명의 여성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다. 사내하청 업체 소속이었다가 법원의 불법파견 판결이 나면서 정규직이 된 인원이다.
김씨가 다닌 협력업체는 사장이 바뀔 때마다 회사 이름이 바뀌었지만 업무환경은 변한 게 없었다. 그는 2010년 전국금속노동조합과 함께 불법 파견 정규직 전환 투쟁을 함께 하면서 해고됐다. 지난한 기다림 끝에 법원에서 사내하청이 불법 파견으로 판결나면서 2015년에야 현대차 정규직이 될 수 있었다. 현재 김씨는 시트설계부에서 일하고 있다. 연구소에서 시트 디자인이 나오면 실제 자동차 좌석에 맞게 재조정하는 일을 한다. 대량생산이 가능하도록 디자인을 다듬는 일이다. 하청업체에는 노조라는 울타리가 없으니까 해고도 쉬웠다. 여성은 더 그랬다. 김씨는 “정규직 되고 가장 달라진 점은 여성 노동자라도 회사가 함부로 해고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여성은 ‘조금’ 늘어나는데 그쳤다. 금속노조 기준으로 현재 여성 조합원 비율은 현대차 5%, 기아 2% 정도다. 권수정 금속노조 부위원장은 “여성이 못하는 일이라면 비정규직에도 여성이 없어야 했다”며 “남성들은 ‘채용’의 형식으로, 여성들은 ‘투쟁’의 형식으로 ‘겨우’ 정규직으로 일하게 됐다”고 말했다.정규직 전환이 끝이 아니었다. 실제 여성들이 라인에 배치될 때까지 공장에서는 “우리 쪽으로 오면 안 된다”는 손사래가 기다리고 있었다. 여성들이 배치된다는 소식이 들리면 각 공장에서 “우리는 안 된다”고 했다. ‘저번 달에 받았으니까 이번 달엔 안 된다’는 등 이유도 많았다.
무엇보다 좋아진 것은 ‘고용 안정성’이다. 김씨는 “비정규직으로 일할 때는 일부 힘을 가진 정규직이 ‘저것들 다 들어내라’ 하거나 소장을 오라고 해서 ‘누구누구 잘라라’ 할 수 있었다”며 “목숨이 간당간당했고 불안했다”고 말했다. 노조에 가입하고 정규직 전환이 된 후에야 노조의 그늘 아래서 안정됐다고 느꼈다.‘중후장대 산업’은 근력이 필요해 여성이 일하기 어렵다는 것은 사실일까. 장지연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자동차 산업이 자동화되면서 근력 필요성이 점점 적어지고 있다”며 “‘물통을 못 들어서’ 자동차 회사에 못 들어가는 게 아니라 여성은 일할 수 없다는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지원하지도, 선발하지도 않았던 것”이라고 말했다.여성이라서 가벼운 노동을 하는 게 아니라 여성이 맡으면 일 자체가 가볍게 치부당하는 일이 되레 흔하다. 한 부품사의 사례가 이를 말해준다. 이 회사에서는 사출 기계를 다루는 일은 남성, 섬세한 수작업을 필요로 하는 후가공 업무는 여성이 맡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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