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고픈 사람들에게 전 세계적인 전쟁이 난 거야. 총칼을 들고 싸우는 게 아니라 바이러스 전쟁이 났는데 무기도 안 주고 싸우라고 하면 되겠어? 이들에게 밥은 무기야.”
배고픔엔 휴일이 없다. 조금 이르거나 늦을 뿐, 허기는 거르는 법 없이 찾아온다. 자기를 찍는 카메라를 보고 기겁하며 욕하다가도 밥이 든 검은 봉지는 꼭 받아야 하는 사람들. 누군가의 새치기로 싸우고 때로는 술에 취해 비틀거리면서도 주먹밥 한 덩이에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돌아서는 사람들. 이들은 때가 되면 돌아오는 허기처럼 어제와 같이 오늘도 이곳을 찾아온다.서울 종로구 낙원동에 있는 ‘탑골공원 원각사 노인 무료 급식소’의 솥은 26년째 따뜻하다. 솥이 꺼져있던 기간은 단 41일 뿐이었다. 이곳을 만들었던 보리 스님의 노환과 재정난으로 멈췄던 28일과 보리 스님 뒤를 이었던 원경 스님이 거처를 옮기며 뜯어간 주방시설과 세간살이의 재정비를 위해 멈췄던 13일이 전부다.‘탑골공원 원각사 노인 무료급식소’에서 자원봉사자 이승현씨가 주먹밥을 만들고 있다. 주먹밥은 한 솥당 2명씩 짝을 이뤄 만든다. 한명은 밥을 뭉치고 다른 한명은 그것을 받아 직사각형의 김으로 감싼다.
이곳에서 밥을 먹은 사람들에 대한 정확한 기록은 없다. 집도 절도 없는 사람이 부지기수이니 당연한 결과다. 일평균 250명으로 책정하고 41일을 뺀 26년을 계산했더니 241만750명이라는 수치가 나왔다.‘탑골공원 원각사 노인 무료급식소’에서 한 노인이 번호표를 뽑고 있다. 11시반부터 시작되는 배식의 첫 번호표는 보통 아침 7시에서 7시반 사이에 뽑힌다.지난 6월 23일엔 주먹밥 약 350개가 나갔다. 많은 비가 내린 24일엔 약 300개가 나갔다. 코로나 19의 소용돌이가 몰아친 2~4월엔 서울 대부분의 급식소가 문을 닫자 하루 500명 이상이 몰려들었다. 휴업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자광명 보살은 “이 사람들을 두고 어디를 가겠나?”라고 말했다.
‘탑골공원 원각사 노인 무료급식소’ 식품창고에서 자광명 보살이 후원받은 바나나를 꺼내고 있다. 큰 냉장고가 없어 신선식품을 오래 보관하지 못한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후원이 많지 않아 썩을 걱정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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