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6년 한 해가 저물기 5일 전인 12월 26일이었다. 상해(上海)를 출발해서 인천에 도착한 인물이 있었다. 34살 청년 나석주(1892~1926) 의사였다. 그의 수중엔...
1926년 한 해가 저물기 5일 전인 12월 26일이었다. 상해를 출발해서 인천에 도착한 인물이 있었다. 34살 청년 나석주 의사였다. 그의 수중엔 독일제 32구경 9연발 자동권총 1정과 실탄 70발, 그리고 주철제 폭탄 2개가 있었다.
중외일보와 매일신보. 동양척식주식회사 건물에 들어간 나의사는 1,2층을 종횡무진 누비며 거침없이 총을 쏘고 폭탄을 투척하는 등 아수라장으로 만든다. 그러나 동척 직원들은 속수무책으로 책상 밑에 숨어있기 바빴다. 이 직후 중국 망명을 도모한 나의사 등 3명은 경찰에 붙잡혔다. 나의사는 결국 남을 협박하여 돈을 뜯어낸 혐의로 4개월형을 받았다. 1914년 나의사는 처자를 동반하고 북간도 모아산으로 이주했다.조선일보 1927년 1월13일자에 실린 나석주 일가 사진. 나의사의 고향인 황해도 재령은 조선시대 궁장터로 유명했다. 그러나 국권침탈 뒤 일제 수탈기관인 동양척식주식회사 소유로 바뀌었다. 이른바 ‘동척의 소작농’이 된 농민들은 수확량의 50%에서 최고 70~80%까지 납부해야 했다.
“4일 밤 10시 무렵 부호 최명항 집에 복면에 육혈포를 든 6명의 강도가 나타나 ‘임시 정부 자금을 주지 않으면 죽이겠다’고 협박한 뒤 650원을 뜯어 달아났다. 관할 경찰은 침식을 잊고 밤낮으로 범인색출에 나섰지만….”1921년 1월8일자 조선일보는 “4일 황해도 부호인 최명항 집에 권총을 든 나석주라는 인물이 나타나 ‘임시정부 요원인데 군자금을 대라’고 위협한 뒤 현금 600여원을 강탈하고 달아났다”고 보도했다, 14일 뒤인 22일 매일신보는 ‘최명항 집 강도사건’을 전하면서 범인들이 권총을 들고 복면을 6인조라고 전했다.권총으로 무장한 군자금 모금단 6명은 나석주·김덕영·최호준·최세욱·박정손·이시태 등이다. 이중 최세욱·최호준 등은 주구배의 밀고로 체포되었지만 나석주·박정손 등은 황주로 피신했다. 나석주 의사는 이 즈음 김덕영 등과 함께 독립운동 동지를 경찰에 밀고한 3인을 처단했다는 기록도 있다.
“직접 총독부를 타격하려 했다가 목적을 이루지 못하면…동양척식주식회사나 두 은행과 같은 곳에 착수하면 미수와 같은 문제는 일어나지 않습니다…아래층에 진열하듯 사무를 보는 동양척식회사나 두 은행 같은 곳에 폭탄을 던지면 무려 10인 이상을 죽이거나 다치게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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