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고색창연한 나라 이름이 소환됐다. ‘사로국’이다.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가 신라의 궁성인 월성 발굴 조사에서 ‘사로국 시기 취락(마을)의 흔적’을 처음으로 확인했다는 것...
얼마전 고색창연한 나라 이름이 소환됐다. ‘사로국’이다.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가 신라의 궁성인 월성 발굴 조사에서 ‘사로국 시기 취락의 흔적’을 처음으로 확인했다는 것이다. 대체 ‘사로국’이 왜 튀어나왔을까. 사로국은 등에 등장하는 진한 12국 중 경주를 중심으로 성장한 초기 국가 단계, 즉 신라의 모태를 일컫는다.와 는 신라 천년 고도의 첫번째 왕성인 금성 기사가 쏟아진다. 그러나 위치는 불분명하다. 는 “금성은 101년 쌓은 월성의 서북쪽에 있다”고 기록했다. 반면 는 “ 궁실을 남산 서쪽 기슭에 지었다”고 다르게 썼다.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 제공 사진을 토대로 재가공나라의 수도를 뜻하는 보통명사인 ‘서울’이 바로 이 ‘사로’에서 비롯됐다. 등을 종합하면 “건국 후…사라·사로·신라·서라벌·서벌 등 여러 이름으로 불렀다. 이제 ‘덕업이 날로 새로워진다’는 신과 사방을 망라한다는 ‘라’를 합친 신라를 정식 국호로 삼는다”고 전했다.
마을 입구에서 눈길을 끄는 의례 유구가 보였다. 나무 기둥을 세워 만든 원형구덩이가 불에 타 폐기된 채 확인됐다. 안에서 종류별로 2~3점씩 짝을 맞춘 도기 15점이 출토되었다. 황색 안료가 발린 마직물이 도기 위를 감싸고 있었다. 개를 의례의 제물로 바친 정황도 발견됐다. 비슷한 시기에 유례가 없는 ‘개=의례 희생양’의 모습이다.희생양이 된 개의 모습이 시각적으로 매우 강렬한 인상을 준다. 그러나 그 외에 다른 발굴 성과가 뭐 그리 중요하다는 건가. 그 알에서 태어난 이는 성인의 모습을 갖추며 쑥쑥 컸다. 이를 기이하게 여긴 사로 6촌 사람들은 13살이 된 아이를 임금으로 세웠다. 그 이가 사로국, 즉 신라의 초대국왕인 박혁거세왕 이다.5년 뒤인 기원전 32년 금성에 궁실을 지었고, 기원후 138년에는 금성에 정사당을 설치했다. 어엿한 왕궁의 모습을 갖춘 것이다.월성 벽내부의 마을 조성 과정에서 개를 제물로 바친 흔적이 보였지만, 100여년 뒤 월성의 초축 공사 때 땅을 다지고 사람제사를 지낸 양상이 보였다. 개 제물이 사람 제물로 변한 것이다.|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 제공“기원후 4년 낙랑이 금성을 여러 겹 포위했다…곧 적이 물러갔다.”“232년 왜인이 갑자기 쳐들어와 금성을 포위…경기병이 도망가는 왜병 1000여명을 죽이거나 사로잡았다.”2~3세기 월성 주변에서 확인된 사로국 시기 고분. 262년 금성 서문에서 일어난 화재 때문에 민가 300여채가 소실됐다.
이중 “262년 금성 서문에서 일어난 화재로 민가 300여채가 불탔다”는 기사가 눈길을 붙잡는다. 262년이면 최근 발굴에서 확인된 대규모 성토가 이뤄진 마을 유구의 연대와 일치한다. 이 무렵 이미 한번의 화재로 300여 가구가 전소될 정도로 경주 인구가 밀집되어 있었다는 방증자료가 된다.■오리무중에 빠진 금성 어느 순간부터 ‘금성=월성’으로 보거나, ‘금성=왕성의 대명사’, ‘금성=철옹성’으로 해석하여 아예 금성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분위기가 생겼다. 그러나 에 26차례나, 그것도 ‘구체적으로’ 기록된 금성의 존재를 무시할 수 있을까.의 박혁거세 탄강신화는 “양산의 기슭에 있던 우물 옆에서 혁거세가 알의 모습으로 탄강했다”고 했다. 사로국의 초대 임금인 혁거세왕이 건설한 금성의 위치도 이 부근일 가능성이 크다는 견해가 나왔다.탑동 목관묘는 중국제 청동거울 등을 껴묻이한 최상층 지도자급 고분으로 추정된다. 또 근처에서 확인된 나정에서는 제사용 유구와 유물이 확인됐다. “양산의 기슭에 있던 우물 옆에서 혁거세가 알의 모습으로 탄강했다”는 혁거세 탄강신화가 눈에 띈다. 그러니 사로국의 초대 임금인 혁거세왕이 건설한 금성의 위치도 이 부근일 것이라는 견해가 나왔다.사실 형산강과 북천, 남천으로 둘러싸인 경주 분지는 선상지 지형이다. 그래서 연약 지반이 많고, 곳곳에서 용천수가 솟아나온다.
물론 101년 축조된 월성 관련 기사도 더러 보인다. “459년 월성을 포위한 왜병을 막아냈다”는 등의 기사가 그것이다. 이 중 “475년 자비왕이 명활성으로 거처를 옮겼고, 13년 뒤인 488년 월성을 수리한 소지왕이 이주했다”는 기사도 눈에 띈다.첨성대 주변의 금성 후보지. 700~1km 정도의 소형 성곽이 존재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여호규 교수 제공그렇다면 축성의 개념을 달리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즉 파사왕이 101년 쌓았다는 성은 토성이 아니라 목책성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위지·동이전·한조’는 “진한에서는 성책이 있다”고 했다. 나무를 엮어 만든 성이었다면 고고학 조사로 찾기는 어려울 것이다. 물론 월성벽의 초축을 4세기 중·후엽으로 인정하고, 금성의 축조연대도 2~3세기 정도로 내려본다 해도 100~200년 정도는 금성·월성이 공존하는 셈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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