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향녀, 화냥년….’ 왜 다짜고짜 욕지거리로 시작하냐고 하시겠네요. 그러나 단순한 욕이 아닙...
요즘 장안에 화제를 뿌리고 있는 MBC 드라마 ‘연인’을 보면 금방 이해할 겁니다.
“제 외아들의 처가 청나라 군에 잡혀갔다가 몸값을 주고 돌아왔습니다. 더이상 아들의 배필로 인정할 수 없습니다. 선조의 제사를 받들 수 없습니다. 이혼하고 새장가를 들 수 있도록 허락해주십시오.”“제 딸이 청나라군에 사로잡혀 있다가 몸값을 주고 귀국했는데, 사위가 다시 장가들려 합니다. 원통해서 못살겠습니다.‘ 이렇게 당대의 여인들은 못난 임금, 못난 아비, 못난 남편을 만나 붙잡혀 간 것도 모자라 ‘화냥년’ 소리를 들으며 버림받는 수모를 겪었던 겁니다. 여인들의 수난은 1637년 1월22일 강화도가 함락되던 날 시작됩니다. 최의정 최명길은 “전쟁 중에서 몸을 더럽혔다는 누명을 뒤집어 쓰고도 진실을 밝히지 못한 여인이 얼마나 많으며, 사로잡힌 부녀자들이 모두 몸을 더렵혔다고 볼 수 있느냐”고 환향녀 편을 든다.어머니과 부인, 며느리, 그리고 다른 일가의 여인들이 모두 자진했습니다. 김경징의 아내 박씨는 평소 남편에게 “제발 좀 정신을 차리라”고 바른 말을 했답니다. 하지만 김경징은 “여자가 무엇을 아느냐”며 힐책했다죠. 그때 박씨는 “나라가 깨지고 집이 망하면 여자라 해서 모면하겠나”하며 탄식했답니다.“적병이 강화도 갑곶진을 건너자 김경징은 늙은 어미를 버리고 배를 타고 달아났다…김경징의 아들 김진표는 제 할미와 어미를 협박하여 스스로 죽게 하였다.”
그뿐이 아닙니다. 배를 탔던 헌납 홍명일의 부인과 어머니, 친척여인 3명은 적병이 엄습하자 어린 자식과 함께 서로 껴안고 물에 빠졌습니다. 어떤 선비의 아내는 “청나라군이 죽은 사람의 옷을 모두 벗긴다니 내가 죽으면 서둘러 화장하라”고 당부한 뒤 자진했습니다. 토굴에 숨어있던 여인은 적병이 불을 질렀는 데도 나오지 않고 그대로 타 죽고 말았고요. 어떤 여인은 청나라군이 총을 난사해 몸의 살이 다 뜯겨나갔지만 꼿꼿하게 선채 넘어지지 않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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