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집값이 안 잡히는 이유

대한민국 뉴스 뉴스

[시선]집값이 안 잡히는 이유
대한민국 최근 뉴스,대한민국 헤드 라인
  • 📰 kyunghyang
  • ⏱ Reading Time:
  • 50 sec. here
  • 2 min. at publisher
  • 📊 Quality Score:
  • News: 23%
  • Publisher: 51%

돈으로 땅을 사고 땅으로 돈을 벌어 막대한 불로소득을 누리고 권력을 키워온 이들의 끝없는 욕망을 제어하지 않는 한 집값은 결코 잡히지 않는다.

집값은 왜 잡히지 않을까? 이유가 있다. 집값이 안 오르길 바라는 사람보다 오르길 바라는 사람이 더 많기 때문이다. 지금 집을 갖고 있다면 어느 쪽을 바라는가? 설마 내 집의 재산 가치가 내리길 바라는가? “이만큼 올랐으니 됐다. 이제 집 없는 사람들과 장차 집을 구해야 할 내 자녀들을 위해서라도 집값이 그만 오르고 아예 내렸으면 좋겠다.”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까? 2019년 자가보유율은 61.2%이다. 국민 열 명 가운데 여섯 명이 집을 가지고 있고 집값이 오르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부동산 정책을 결정하는 사람들은 어떤가? 청와대와 국토교통부의 정책결정자들도 집 가진 사람이 다수고 다주택자들도 꽤 있다. 한 채만 남기고 팔라는 비서실장 권고대로 팔았다는 얘긴 들리지 않는다. 그들이 만든 정책은 어느 쪽을 위한 것일까? 가난한 백성들일까, 자신을 포함한 기득권일까? 집값은 여와 야, 보수와 진보의 문제가 아니다. 기득권 대 비기득권의 문제다.

집값을 올리는 강력한 힘의 근원이 또 하나 있다. 정권에 상관없이 대한민국을 지배해온 최고 권력자들, 대기업과 부동산 재벌 등 자본권력이다. 집값 문제 대책으로 신도시 등 공급론이 늘 거론된다. 엊그제 장관을 소환했던 대통령도 공급확대를 주문했다. 주택공급을 늘리면 집값이 잡힐까? 그렇지 않다. 공급된 주택이 누구 차지가 되고 오른 집값의 혜택이 누구에게 갔는지 확인해보면 알 수 있다. 경실련에 따르면 2008년부터 2018년까지 10년간 공급된 주택 489만호의 절반인 250만호를 다주택자가 사재기했고, 이 가운데 200만호를 자가보유자 상위 10%가 사들였다. 10년 사이 전체 주택가격은 3100조원 증가했고, 1인당 평균 증가액을 보면 자가보유자 전체는 2억원, 상위 10%는 5억원, 상위 1%는 11억원이다. 신규 주택공급은 기득권을 더욱 살찌우는 먹잇감이 되었다는 얘기다. 공급론에 속지 말자. 수도권 신도시는 집값을 잡기는커녕 더욱 끌어올리는 마중물이 될 것이고 지방소멸을 가속화할 것이다. 비수도권 신도시 역시 집값상승의 불쏘시개 노릇을 하며 비어가는 원도심과 농산어촌을 초토화시킬 것이다.

집값은 못 잡는 게 아니라 안 잡는 것이다. 자본권력들이 집값 상승을 부추기고, 정책결정자들도 기득권이거나 그에 가깝다. 국민들 중에도 오르길 바라는 쪽이 수도 많고 목소리도 크다. 이런 형국인데 집값이 내려갈 수 있을까? 그렇다면 답은 없는가? 있다. 혁명뿐이다. 위로부터든 아래로부터이든. 대통령이 결단을 내려 기득권에서 먼 청년들에게 부동산대책을 맡긴다면 아주 ‘신박한’ 해법이 나올 것이다. 집 없는 사람들이 뭉치고 힘을 키워 바로잡는 길도 있다. 그런데 38.8% 무주택자만으로는 버겁다. 61.2% 자가보유자 가운데 10% 아니 20% 정도가 더 나은 대한민국을 위해 집 없는 사람들과 연대한다면 대세가 될 수 있다. 거부할 수 없는 힘이 될 것이다. 집값을 잡는 일, 결국 대통령과 국민 마음에 달렸다.

이 소식을 빠르게 읽을 수 있도록 요약했습니다. 뉴스에 관심이 있으시면 여기에서 전문을 읽으실 수 있습니다.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kyunghyang /  🏆 14. in KR

대한민국 최근 뉴스, 대한민국 헤드 라인

Similar News:다른 뉴스 소스에서 수집한 이와 유사한 뉴스 기사를 읽을 수도 있습니다.

안희정 '자식된 도리 허락 감사'…첫 조문객은 멘토 법륜스님안희정 '자식된 도리 허락 감사'…첫 조문객은 멘토 법륜스님안 전 지사는 이날 오전 3시 20분쯤 장례식장에 도착해 빈소를 지키고 있다. 안 전 지사는 이날 오전 빈소에 들어서면서 취재진에게 ...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사퇴? 수용? 거부?...윤석열, 오늘 선택은?사퇴? 수용? 거부?...윤석열, 오늘 선택은?윤석열 검찰총장이 ‘검·언 유착’ 사건 관련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에 오늘 입장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윤 총장이 추 장관 지시를 수용할지에 따라 대립 구도는 새 국면을 맞는다.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도요타 제치고 주당 144만원...머스크의 '테슬라 춤' 계속될까도요타 제치고 주당 144만원...머스크의 '테슬라 춤' 계속될까폴크스바겐·도요타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테슬라의 FSD·뉴럴넷 시스템 성능이 기대 이상으로 뛰어나다'며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시선]하루라도 ‘비닐봉지 없는 날’[시선]하루라도 ‘비닐봉지 없는 날’옆자리 동료로부터 7월3일은 ‘비닐봉지 없는 날’이라는 얘기를 전해 들었다. 이러다 365일이 모두 무슨 날이겠다 싶은 약간의 피로감과 동시에 그래도 꽤나 구체적인 실천지침이 있는 기념일이란 생각도 들었다.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사진찍기용 회담' 안 한다는 北, 미사일 도발 나서나'사진찍기용 회담' 안 한다는 北, 미사일 도발 나서나안정식 북한 전문기자와 더 분석을 해보겠습니다. Q. 북한, 미국과 대화 의사 없나? [안정식/SBS 북한전문기자 : 대화할 생각은 당연히 있죠. 그런데 북한이 원하는 협상을 하겠다는 것일 겁니다.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아직 개장도 안 했는데…강원 해수욕장서 잇단 사고아직 개장도 안 했는데…강원 해수욕장서 잇단 사고아직 개장 전인데도 본격적인 휴가철을 앞두고 강원 동해안 해수욕장에서 사고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사망자에 실종자까지 나왔는데..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Render Time: 2025-04-09 10:1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