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하루라도 ‘비닐봉지 없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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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자리 동료로부터 7월3일은 ‘비닐봉지 없는 날’이라는 얘기를 전해 들었다. 이러다 365일이 모두 무슨 날이겠다 싶은 약간의 피로감과 동시에 그래도 꽤나 구체적인 실천지침이 있는 기념일이란 생각도 들었다.

옆자리 동료로부터 7월3일은 ‘비닐봉지 없는 날’이라는 얘기를 전해 들었다. 환경의날도 있고 지구의날도 있으며 이미 자원순환의날도 있는데 아니, 비닐봉지 안 쓰는 날이라니. 이러다 365일이 모두 무슨 날이겠다 싶은 약간의 피로감과 동시에 그래도 꽤나 구체적인 실천지침이 있는 기념일이란 생각도 들었다. 찾아보니 세계적으로 함께하는 날인 데다 벌써 10년이 넘게 이어지고 있었다니 이 귀여운 날을 맞아 나의 하루도 점검해보기로 했다.장바구니를 애용하는 나도 비닐봉지를 그렇게 많이 쓰나 싶었는데 하루를 복기해보니 이래저래 봉지를 사용하고 있었다. 친구에게 양념간장 한 병을 줬는데 혹시라도 가방 안에서 쏟아질까 불안해서 봉지 한 장을 썼다. 그리고 오전 회의가 길어지면서 주최 측에서 도시락을 나눠줬는데 수저가 비닐봉지 안에 들어 있었다. 물론 일회용 수저도 썼으니 두 배로 잘못했다.

그래서일까. 우리나라의 비닐봉지 사용량은 연간 255억장이라고 한다. 1인당으로 환산해도 무려 400장 수준이다. 유럽연합의 국가들과 비교하자면 2배에서 심하게는 20배까지 많이 쓰는 셈이니 세계 최강 클래스가 맞다. 한번 버려진 비닐봉지는 100년이면 해결될지, 500년이 걸릴지 정확히 알 수가 없다. 분해속도가 워낙 느린 것도 문제지만 플라스틱이 분해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작은 미세플라스틱 또한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밝혀졌다. 원래 비닐봉지는 사람들이 종이봉투를 많이 사용하면서 나무가 사라지는 것이 안타까워 대체재로 개발되었다고 한다. 숲을 지키기 위해 친환경 아이템으로 개발한 것이 비닐봉지라니, 아이러니가 따로 없다. 그러니 무엇으로 포장할지에 대해 재질 문제가 아니라 이제라도 덜 포장하는 방식으로 생각을 바꿔야 한다.

지난여름을 우리 집에서 보냈던 한 독일 학생은 왜 이렇게 한국인은 매 순간 포장에 최선을 다하는 거냐고 웃곤 했었다. 완충재를 구입하면 물건이 따라온다든가 포장 박스를 구입하면 쿠키가 따라온다는 말이 그냥 인터넷 농담이 아니라 진짜 현실 경험담인 셈이다. 우리나라의 전체 생활 폐기물에서 포장 폐기물 비중이 무려 57%라고 한다. 쓰레기를 줄이고 환경을 지키려면 이제라도 좀 덜 감싸야 한다. 이미 하나씩 잘 포장되어 있는 우유팩을 두 개씩 담아 비닐에 또 넣거나, 개별포장된 과자들을 묶음 판매용으로 다시 봉지에 담는 과정은 사실 필요하지 않다. 재포장, 과대포장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볼 때다. 유통업계의 노력과 시민들의 이해가 필요한 시점이다.

기후위기 시대를 맞아 이미 다른 나라에서는 적극적으로 탄소배출량을 줄이고 있다. 한국은 부끄럽게도 이 세계적 흐름을 거스르고 있는 몇 안 되는 나라 중 하나이다. 우리 모두가 좀 더 불편함을 감수하고 일회용 포장재를 덜 사용하고, 1년에 단 하루 만이라도 작정하고 비닐봉지를 안 쓰기로 마음먹는다면 적어도 기후위기의 악당 역할에서 좀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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