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읽기]태도로서의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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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한 선생님이 물었다. “글로 읽은 저와 실제 보는 제가 많이 달라 실망하지 않았나요?” 그 순간에 명쾌한 답변을 하지 못했던 것이 지금도 아쉽다. 내가 그의 글을 좋아...

일전에 한 선생님이 물었다. “글로 읽은 저와 실제 보는 제가 많이 달라 실망하지 않았나요?” 그 순간에 명쾌한 답변을 하지 못했던 것이 지금도 아쉽다. 내가 그의 글을 좋아하고 그의 팬이 된 것은 단순히 그가 훌륭한 사람일 거라 믿기 때문이 아니었다. 애초에 그가 일상에서 어떤 모습을 하는지 알 만큼 가까운 사이도 아니다.

그는 나에게 ‘마음’의 의미를 알려주었다. 한국어로 마음은 두 가지 용법으로 쓰인다. 짝사랑에 아파하는 사람은 자신의 마음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고 슬퍼한다. 무언가를 향해 몸과 마음이 열려서 통제되지 않는 그 마음을 보통 감정이라고 한다. 다른 한편 우리는 ‘마음먹는다’고 말한다. 먹는 마음은 마음대로 되지 않는 마음과 다르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에토스’라고 불렀던 그것은 계속 지키고 고집하려는 태도로서의 마음이다. 팬이 된다는 건 그 고집스러운 마음의 태도를 알아보는 것이다. 알아보려면 사람을 읽어내는 일종의 문해력이 필요하다. 그 문해력은 스스로의 태도를 세우고 지키려는, 독자가 지닌 치열함에 비례한다. 삶에 정답은 없기에 누구나 삶을 대하는 자신만의 태도를 품고 살아간다. 각자의 고유한 마음의 태도는 타인을 이해하는 기준으로도 작용하기에, 어딘가 결이 비슷한 마음을 지닌 사람을 단박에 알아보게 만든다. 자신이 지키며 지향하는 마음의 태도로 살아가는 타인을 만난다면 그와 닮고 싶다는 열망이 자연스럽게 일어난다. 그 순간 그의 팬이 되어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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