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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역대급’으로 구멍난 세수 어떻게 메울 건가newsvop
올해 들어 두달 연속으로 대규모 세수 결손이 나타났다. 2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월까지의 누적 국세 수입은 54조2천억원으로 작년보다 15조7천억원이 줄어들었다. 3월부터 예년 수준으로 회복된다고 가정하더라도 연간으로보면 이미 올해 세입예산에서 20조원 가까이 구멍이 난다. 정부는 올해 국세수입이 총 400조5천억원 들어올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1~2월 세수가 부족해진 이유로는 부동산과 주식시장의 침체가 꼽힌다. 그만큼 양도세와 증권거래세가 줄었다. 이 뿐만 아니다. 경기가 전반적으로 하향세를 보이면서 부가세와 법인세도 모두 줄었다. 작년 4분기 국내 대기업의 영업이익이 70%가량 급감한 걸 감안하면 법인세 납부분은 앞으로도 크게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2010년 이후 세수결손이 발생한 것은 2012년, 2013년, 2014년, 2019년 등 네 차례다. 이 중에서 가장 많은 결손이 났던 2014년이 10조9천억원이었던 걸 감안하면 올해의 예상 결손액은 '역대급'이라고 할 만하다. 경기가 어렵다고는 하지만 마이너스 성장이 아닌 한 이 정도 결손이 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이례적인 세수 부족은 정책의 결과다. 박근혜 정부 시절 세수 부족이 만성화된 것은 이명박 정부가 대규모 감세 정책을 추진한 결과다. 박근혜 정부는 이를 만회하기 위해 여론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담배세를 올리고, 각종 비과세와 감면 제도를 대폭 축소할 수밖에 없었다. 올해의 세수 부족 사태도 유사하다. 윤석열 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감세에 열을 올렸고 이런 기조에 따라 법인세와 종합부동산세율을 낮췄다. 기업들의 세금을 깎아주는 세액공제도 늘렸다. 예산안을 편성한 이후에도 다시 법을 고쳐 반도체 기업에게 수조원의 세금을 줄여주는 정책을 추진했다.
세수가 부족하면 쓰기로 한 지출을 강제로 줄이거나, 추경을 해서 빚을 내야 한다. 건전재정을 강조해 온 윤석열 정부는 지출을 줄이는 쪽으로 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정부는 내년 예산 편성에서도 현금성 지원사업이나 직접 일자리 축소, 공공부문 긴축 등을 통해 최소 10조원 이상의 지출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이렇게되면 정부가 경기에 찬물을 끼얹는 결과를 낳게 된다. 현 정부는 감세가 경제주체들의 소비와 투자를 늘려 세수가 다시 늘어난다고 주장해왔지만 그렇게 되지 않는다는 게 확인되고 있다. 감세와 긴축이라는 이념적 집착도 문제지만 당장 구멍난 세수를 어떻게 할 것인지 대책부터 내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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