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일이 특히 화제가 된 이유는 K-클래식 스타인 손열음의 빈자리를 메울 만한 연주자를 찾기가 쉽지 않은데 그것이 이뤄졌기 때문이 아닐까. 차이콥스키 콩쿠르 2위와 반 클라이번 콩쿠르 2위 등 콩쿠르 입상 외에도 평창대관령음악제와 고잉홈프로젝트 등 K-클래식에 새로운 물결을 이끌었던 공로였다. 왜냐하면 20여 년이 길다면 긴 시간인데 그동안 한 번도 연주를 취소할 정도로 아프지 않았다는 게 얼마나 큰 축복이었는지.
서울시립교향악단 관계자들은 5월 9일과 10일 정기공연을 초긴장 상태로 치렀다. 모차르트 협주곡 24번을 협연하기로 했던 피아니스트 손열음 이 리허설중 인후통을 동반한 고열 증세를 보이며 공연을 할 수 없게 돼서다. 대체 협연자를 물색했지만 시간이 촉박했다. 다행히 11일 리사이틀 을 위해 내한한 바이올리니스트 힐러리 한 이 수락하며 대타 협연이 성사됐다. 한이 브람스 협주곡을 연주하기로 결정된 시점은 공연 바로 전날 늦은 오후였다고 한다.
한의 두 차례 협연은 모두 성공적으로 끝났다. 관객들은 프로다운 한의 연주에 따뜻한 박수를 보냈다. 연주자 프로필과 연주곡목 해설을 컬러 인쇄해 삽지로 넣은 시향 측의 빠른 대처도 돋보였다.연주자의 사정으로 인한 공연 취소나 변경은 그리 드문 일이 아니다. 특히 팬데믹 시기에는 하루가 멀다하고 무더기 취소가 나왔다. 이번 일이 특히 화제가 된 이유는 K-클래식 스타인 손열음의 빈자리를 메울 만한 연주자를 찾기가 쉽지 않은데 그것이 이뤄졌기 때문이 아닐까. 그로부터 열흘 뒤인 20일, 손열음은 서울 조선호텔에서 열린 제13회 대원음악상 시상식에서 대상 수상자로 연단에 섰다. 차이콥스키 콩쿠르 2위와 반 클라이번 콩쿠르 2위 등 콩쿠르 입상 외에도 평창대관령음악제와 고잉홈프로젝트 등 K-클래식에 새로운 물결을 이끌었던 공로였다. 소나타 전곡 음반을 발매할 정도로 모차르트를 장기로 하면서도 니콜라이 카푸스틴 등 재즈적이고 리드미컬한 곡을 쓴 새로운 작곡가들을 조명하며 손열음은 21세기 한국을 대표하는 피아니스트로 자리매김했다.
단상에서 수상 소감을 밝힌 손열음은 최근의 서울시향 협연 취소 얘기부터 꺼냈다. “20여 년 연주 생활하는 동안 취소는 코로나 감염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고, 그래서 많이 당황했지만 너무나 많은 분께서 염려를 보내 주셔서 민망하고 죄송스러웠던 지난 며칠이었다”고 운을 뗀 손열음은 “한편으로는 놀랐다. 왜냐하면 20여 년이 길다면 긴 시간인데 그동안 한 번도 연주를 취소할 정도로 아프지 않았다는 게 얼마나 큰 축복이었는지. 제가 참 큰 은혜 속에 살았구나 하고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고 했다. 그동안 쉼 없이 달려온 손열음의 음악 여정이 머릿속에 필름처럼 스쳐 갔다. 모든 음악인이, 또 그뿐만 아니라 모든 평범한 사람들이 ‘아파도 아파서는 안 되는’ 상황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생계를 위해, 가족들을 보살피려고, 꿈을 이루려고 저마다 분투하고 있다. 손열음의 말처럼 모든 연주가와 일터에 나가는 사람들이 “앞으로 다치지 않고 아프지 않고 오래 활동하셨으면” 좋겠다. 손열음은 이날 수상한 상금 1억원 중 항공료를 제한 전액을 고잉홈프로젝트를 위해 쓰겠다고 밝혔다.
손열음 수상 피아니스트 손열음 수상 소감 연주자 프로필 서울시립교향악단 피아니스트 리사이틀 힐러리 한
대한민국 최근 뉴스, 대한민국 헤드 라인
Similar News:다른 뉴스 소스에서 수집한 이와 유사한 뉴스 기사를 읽을 수도 있습니다.
학생인권조례 폐지를 보며 떠오른 수련회 PTSD[주장] 인권 후퇴는 야만으로 가는 길, 교권과 학생 인권 함께 해야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정동칼럼]아이들에게는 환대를지난주 클래식 음악계의 화제는 단연 서울시립교향악단 그리고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힐러리 한이었다. 5월9일과 10일의 서울시향 정기공연에 피아니스트 손열음의 협연이 예정되어...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철 없이 제주 관광만 했던 나... 부끄러웠다'[제주4.3평화기행2024 ⑦]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정책 담당자 소감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17세 고교생의 국악 대상수상... '대학서도 정가 전공'초등 5학년 때부터 기본기 다져... 함안처녀뱃사공전국가요제서 수상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우데게족의 '니'라는 이름으로 희망해보는 '니들의 시간'2024년 5.18문학상 수상 시집 을 읽고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엉덩이 들썩들썩 춤추는 아이, 다같이 '떼창'한 시간일상의 소소한 즐거움... 전주 정원 문화센터 '정원 속 작은 음악회'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