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24시] 4년 전 '아파트 보정값'의 비밀

2019년 모든 국민이 집값만 쳐다보던 때다. 자고 나면 아파트 가격이 최고치를 찍었다. 당시 부동산부에서 일하던 기자는 아침마다 서울 주요 아파트 실거래 내역을 확인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통상 집값은 국가 통계기관인 한국감정원(현재 한국부동산원)과 KB부동산, 부동산114 등 민간 업체 동향을 함께 살피고 취재한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

2019년 모든 국민이 집값만 쳐다보던 때다. 자고 나면 아파트 가격이 최고치를 찍었다. 당시 부동산부에서 일하던 기자는 아침마다 서울 주요 아파트 실거래 내역을 확인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통상 집값은 국가 통계기관인 한국감정원과 KB부동산, 부동산114 등 민간 업체 동향을 함께 살피고 취재한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분명 가격은 계속 뛰는데, 감정원의 서울 아파트 매매 동향은 '요지부동'이었다. 2017년 5월부터 2019년 4월까지, 문재인 정부 2년간 서울 아파트 가격이 30.7%가 올랐다는 민간과 10.3%밖에 오르지 않았다는 국가 통계의 격차. 부동산 통계가 이상하다는 매일경제 보도는 그렇게 시작됐다. 매일경제 기자들은 김현아 자유한국당 의원실과 함께 감정원, 부동산114에 통계 산출 근거를 요청했다. 부동산114의 답변은 명확했다. 협력 부동산 중개업체로부터 거래된, 그리고 매물로 나온 모든 아파트 가격을 바탕으로, 몇몇 이상 거래만 제외하고 통계를 산출한다는 것이었다. 반면 국가 통계기관인 감정원은 느닷없이 '보정'을 말했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으로 '거래절벽' 상태라 소수 거래만으로 '경향성'을 파악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보정값을 부여해야 한다는 논리였다. 당시 감정원의 해명을 그대로 인용한다."감정원은 '거래절벽에서도 사고팔 만한 가격'을 추출해 통계를 낸다." 매일경제는"거래절벽에서도 사고팔 만한 가격은 누가, 어떤 방식으로 추출해 보정값을 부여하느냐"고 물었다. 감정원은"영업비밀이라서 공개할 수 없다"고 했다.

감사원은 지난 15일 문재인 정부 청와대와 국토교통부 등이 조직적 통계 조작에 나선 정황을 밝히고, 검찰에 수사를 요청했다. 4년여 전 감정원의 '보정값'은 결국 통계 조작이었다. '영업비밀'이기에 말할 수 없었던 것, 그것은 정책 실패를 덮기 위한 정부 차원의 왜곡이었다. 조작된 통계를 믿고 '벼락거지'가 된 사람들에게 문재인 정부는 뭐라고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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