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20여 년간 환자들을 돌본 그가 생각하는 슬기로운 투병 생활은 무엇일까? 사랑하는 가족에게 닥친 시련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대처해야 할까? 애당초 아름다운 죽음이 가능하긴 한 걸까? 지난 6일 김 교수를 만나 물었다. 보통 3주에 한 번꼴로 항암 치료를 받는데, 다음 치료 직전이면 어느 정도 회복돼 환자들의 컨디션이 가장 좋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환자는 죽음에 대해 구체적으로 생각하고 있는데 정작 보호자는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2023년 4월 27일 오후 4시. 일흔이 된 아버지가 암 진단을 받았다. 췌장암 4기. 의사는 짧으면 3개월, 길어도 6개월을 넘기기 어렵다고 했다. 수화기 너머 남동생의 목소리는 눈물이 흥건했지만, 침착하게 해야 할 일을 하나하나 일러줬다. 어느 병원에서, 어떤 교수에게 치료를 받을 것인지부터 정해야 할 것이 산더미였다. 그렇게 우리는 ‘보호자’가 됐다. 부모의 울타리 아래 있던 자식에서 아픈 부모를 책임지고 돌봐야 할 존재가 된 것이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가정을 이루는 것과는 또 다른 돌봄의 세계가 펼쳐졌다. 1년 8개월의 투병 생활 끝에 아버지는 세상을 떠났다. 그리고 질문 하나가 남겨졌다. 죽음에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통계청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사망 원인 1위는 암이다. 인구 10만 명당 166.7명이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종류별로 살펴보면 폐암, 간암, 대장암, 췌장암, 위암 순이다. 지난해 한국이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면서 암에 걸릴 확률은 더욱 높아졌다. 보건복지부는 기대수명까지 살 경우 남성 5명 중 2명, 여성 3명 중 1명이 암에 걸릴 것으로 추정했다. 가족 중 누가, 언제 암에 걸려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이 된 셈이다.헬로페어런츠가 김범석 서울대학교병원 종양내과 교수를 찾아간 것은 그 때문이다. 누군가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일이 암 병원에서는 일상처럼 벌어진다. 하루에도 몇 번씩 새로운 환자에게 발병 소식을 전하고, 진료하던 환자에게 사망 선고를 내려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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