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성폭행하려는 남성의 혀를 깨물어 절단했다는 이유로 ‘가해자’가 된 최말자(77)씨. 그는 자필로 쓴 탄원서에 “재심을 열어 구시대적 법기준을 바꿔야만 여성 성폭력 피해자들이 자신을 지켜내며 더이상 성폭력이 없는 세상을 만들 수 있다고 믿는다”고 밝혔습니다.
재심 개시 촉구 탄원서 1만5685명 온라인 서명 지난 15일 오후 부산의 한 카페에서 〈한겨레〉와 만난 최말자씨가 대법원이 재심을 개시해야한다고 이야기 하고 있다. 사진 채반석 기자 “재심 청구 기각 이유가 너무 화가 난다. 곱씹어 읽어 보려고 직접 썼다.” 지난 15일 부산의 한 카페에서 만난 은발의 여성이 가방에서 종이 한장을 꺼냈다. 종이 앞면 가득 펜으로 쓴 글의 제목은 ‘이 사건 재심 청구, 기각, 이유’다. 2021년 부산지방법원이 그의 재심 청구를 기각하며 쓴 글은 이렇게 시작한다. ‘청구인에 대한 공소와 재판은 반세기 전에 오늘날과 다른 사회문화적 환경에서 이뤄진 일이다. 시대가 바뀌었다고 하여 사회문화 환경이 달라졌다고 하여 당시의 사건을 뒤집을 순 없다.’ “반세기 전에 일어난 일이니 재심을 열 수 없다고 한다. 나를 조롱하는 것만 같다.” 그는 법원에 대한 분노를 터뜨리며 자신의 가슴팍을 주먹으로 두세 차례 내리쳤다.
그는 “뒤늦게 판결문을 보니 대성통곡할 내용으로 가득 차 있었다”며 “어떻게 국가가 나를 가해자로 만들 수가 있느냐. 사건 당시보다 이 판결문을 보고 더 억울하고 화가 났다”고 말했다. 최씨는 2020년 재심을 청구하며, 1964년 재판부의 판단과는 달리 노씨에게 언어 구사 능력이 있었고, 검찰이 구속영장을 제시하지 않은 채 구속한 점 등을 사유로 들었다. 재심 여부를 결정하는 데 핵심인 ‘새로운 증거’로 노씨가 중상해를 입지 않았다는 점을 든 것이었다. 최씨는 “불구가 됐다는 가해자는 신체 1등급으로 군대도 가고, 결혼해 자녀도 낳았다”며 “나의 행동은 성폭행을 피하기 위한 정당방위였고, 가해자는 중상해를 입은 게 아니었으니 재심을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많은 여성들의 따스한 연대와는 무관하게, 그날의 기억은 여전히 일상 속에서 불쑥불쑥 살아나 최씨를 괴롭힌다. 최근엔 복지관에서 만난 한자 선생님의 이름이 가해자와 같아서 너무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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