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에 이르는 위험이 상존함에도 극단적인 관광을 추구하는 수요는 왜 늘어날까.
미국의 해저탐사 업체 ‘오션게이트 익스페디션’의 타이태닉 관광 사고 이후 서구사회에선 일부 부유층들이 추구해온 ‘익스트림 투어리즘’의 명암에 주목하고 있다. 과학기술의 발전은 인간이 탐험하는 영역을 심해와 우주까지 확장시키며 일상의 권태를 벗어나게 했으나,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는 댓가는 적지 않았음을 이번 사태는 보여주고 있다.심해나 우주를 탐험할 수 있는 기술이 확보되지 않았던 시절에는 아무나 접근하기 힘든 험준한 산들이 부유층 모험가들의 목표가 됐다. 에베레스트만 해도 상업화된 등반 프로그램이 운영되기 시작한 1990년대 이전에는 위험성과 고가의 비용으로 인해 엘리트 등산가나 이들의 도움을 받는 부유층에게 등반의 특권이 돌아가곤 했다. 현재도 에베레스트를 오르려는 부유층을 대상으로 한 특별 프로그램들은 찾아볼 수 있다. 한 업체는 약 22만달러의 비용을 지불하면 셰르파를 고용해 산소 실린더를 산 위까지 운반하고 고객들의 호흡을 돕는 프로그램을 홍보하고 있다.
우주 시대가 열린 뒤에는 거금을 내고 지구 밖을 경험하려는 부유층이 하나 둘 늘어나기 시작했다. 2001년 미국의 백만장자 데니스 티토가 2000만달러를 지불하고 국제우주정거장 여행에 나선 바 있으며, 그 뒤로 세계적 서커스 그룹 ‘태양의 서커스’를 창설한 캐나다 출신 억만장자 기 랄리베르테와 마이크로소프트 공동창업자 찰스 시모니 등이 부유층을 대상으로 한 ISS 여행에 참여했다. 최근에는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설립한 우주기업 ‘블루오리진’과 영국 억만장자 리처드 브랜슨이 설립한 ‘버진갤럭틱’ 등이 1인당 약 50만 달러 안팎에 우주 여행을 경험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최근 발생한 오션게이트 사고는 부유층들의 극단적인 여행 욕구에 경종을 울렸으나, 근본적인 수요는 크게 줄어들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비즈니스 컨설팅 회사 ‘글로벌뷰리서치’는 모험을 중시하는 ‘어드벤처 관광’ 산업의 시장 규모가 지난해 3220억달러에서 올해 1조 달러 이상으로 확장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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