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고장난 교실 에어컨... 신선했던 아이들의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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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에 고장난 교실 에어컨... 신선했던 아이들의 반응 엘리뇨 환경 기후위기 에어컨 더위 이준수 기자

여름이 왔음을 알아차릴 수 있는 여러 신호가 있지만, 학교에서는 에어컨 필터 청소가 신호다. 불과 4~5년 전만 해도 내가 직접 책상을 밟고 올라가서 필터를 분해하고는 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전문 업체에서 나와 청소를 해준다. 아마 여름철 에어컨 사용이 필수가 되다 보니 관련 예산이 배정된 탓이리라.

나는 가급적 자연스러운 방법으로 계절 날씨에 대응하는 것을 선호한다. 더우면 반소매를 입고, 추우면 옷을 껴입는다. 직관적이고 전통적인 방법이다. 물론 항상 버티는 것은 아니다. 학교에서는 학생의 안전과 건강이 최우선이다. 고온 주의 안내 문자가 날아오는 날이나 창밖으로 주먹만 한 눈덩이가 펑펑 쏟아지면 에어컨이나 히터를 켠다. 더위나 추위를 심하게 타는 아이가 있으면 그 아이 위주로 온도를 설정한다. 아이들은 자원과 에너지를 무한대로 사용하려는 태도가 현재의 기후 위기를 불러왔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상황이 심각한 만큼 에어컨을 덜 쓰자는 골자의 학급 규칙도 비교적 쉽게 정할 수 있었다. 우리 반이 에어컨을 적게 튼다고 해서 전체 전력사용량에 생기는 변화는 극히 미미하다.

오랜만에 만끽하게 될 찬바람의 향연을 기다리며 우리는 모두 흐뭇한 표정이 되었다. 스르륵, 띵! 기계가 멈췄다. 기대했던 바람이 나오지 않았다. 그간 너무 가동을 안 해서 조작할 때 실수가 있었던 것 같았다. 다시 한번 천천히 조작을 시도했다. 스르륵, 띵! 아까와 동일한 소리가 들렸다. 얼음처럼 차가운 공기는 전혀 나올 기미가 없었다. 조작 패널에 붉은빛이 감돌았다. 무언가 잘못되어 있었다. 나는 교실의 모든 창문과 교실 앞뒷문을 열었다. 아이들은 찬물로 세수를 하기 위해 화장실에 다녀왔다. 에어컨 안 켜는 것을 자부심으로 여기는 아이들이라 해도 여름날 체육 블록수업 이후 에어컨이 나오지 않는 것은 비극이었다. 나는 에어컨 수리를 문의했다. 초여름 대목이라 그런지 AS 일정이 보름 넘게 밀려있었다.

불편한 보름이 지나고 드디어 에어컨 수리 기사님이 왔다. 수리는 허무하리라 만치 빨리 끝났다. 기사님이 옥상 실외기와 교실 조작 패널을 대수롭지 않게 살펴보더니 십여 분 만에 정상화되었다. 우리는 수리 기념으로 대망의 2023년 여름 첫 에어컨 가동식을 가졌다. 띵! 메마른 효과음과 함께 서늘한 바람이 나왔다. 첫 3분 동안 헤죽헤죽 웃으며 즐거워했다. 하지만 곧 별 감흥이 없어졌다. 5분 뒤에는 여학생 한 명이 춥다면서 팔을 떨고, 이러다 냉방병 걸리겠다고 해서 끄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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