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만나는 친구들이 내게 늘 건네는 말이 두 가지다. '아버님은 건재하시는지?'와 '자네 건강은 좋아?'이다. 전자는 연로한 아버님을 모시고 살기에 집안 어른 안부부터 챙기는 것이고 후자는 내가 암으로 투병하기에 안위를 걱정해 묻는 것이다. 젊을 시절 친구들과 나누는 인사는 다분히 형식적이라면 나이 들어 ...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들이 내게 늘 건네는 말이 두 가지다."아버님은 건재하시는지?"와"자네 건강은 좋아?"이다. 전자는 연로한 아버님을 모시고 살기에 집안 어른 안부부터 챙기는 것이고 후자는 내가 암으로 투병하기에 안위를 걱정해 묻는 것이다.
연초에 만난 대학동창도 마찬가지다. 1년에 네댓 번 만나는 게 아쉬웠던지 친구는 밀렸던 이야기와 근황을 자세히 들려주었다. 그중에서 관심을 끈 것은 단연 아파트 계단 걷기, 친구는 지난해 겨울부터 아파트 계단을 오르고 있는데 내게도 그걸 시험삼아 해보라는 것이다. 결국 나는 그의 생생한 체험에 감동했다. 계단 덕분에 건강도 많이 좋아졌다고 자랑했다. 자기 스스로도 운동을 그렇게 꾸준히 한 것에 대견하다는 표정이다. 그는 내가 평소 등산과 걷기를 하는 걸 보고 건강 삼아 계단 걷기도 도전해 보라는 것이다. 나는 그동안 계단 걷기를 무시하고 건강효과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
한 달 전부터 나는 지하철을 이용할 때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를 타지 않고 하루 평균 500~600개 계단을 오르고 있다. 아파트 한 층마다 보통 17개 계단이 있는데 30층 아파트를 오르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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