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하식(생물을 수중에 매달아 기르는 방식)멍게 양식은 밧줄 등을 활용한 양식용 기둥에 멍게 종묘를 체결하고, 이를 통상 수심 3~15m의 바닷물에 담가 기르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멍게 양식어가는 여름철엔 하층(15~20m)까지 양식용 기둥을 내리는 방식으로 고수온 피해를 예방하는데, 지난해엔 하층 수온마저 30도를 웃돌았다. 예년의 경우 초매식 즈음의 활멍게는 1㎏당(껍질 제거 후 깐 멍게 기준) 1만6000원 정도에 거래됐는데 올해는 출하가 없어 가격 형성 자체가 없다.
“매년 이맘때면 작업장마다 7, 8명씩 부대끼면서 멍게를 크기대로 분류하고, 껍질까가 물차에 실어보낸다꼬 정신이 없었는데…. 올해는 아직도 출하가 없어 작업장을 그냥 놀리고 있습니다.” 지난 10일 오후 경남 통영시 산양읍의 해상 멍게 작업장에서 만난 70대 어민 김모씨가 한숨을 내쉬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김씨의 작업장뿐 아니라 인근의 10여개 작업장 모두 텅 비어 있었다.
지난해 여름 기록적인 고수온 여파에 ‘바다의 꽃’ 멍게 양식 어가의 한숨이 깊다. 멍게수하식수산협동조합에 따르면 국내 연안에선 연간 약 3만t의 멍게가 생산된다. 이 중 70%가 통영·거제를 중심으로 한 경남지역 어가 250여곳의 약 800㏊ 양식장에서 나온다.멍게 어가는 매년 2월 말이나 3월 초 제철 활멍게 출하를 알리는 첫 경매인 ‘초매식’을 연다. 이 행사엔 어민·상인은 물론 통영시장 등 주요 기관장도 참석한다. 하지만 올핸 아직 초매식도 열지 못했다. 고수온에 대부분의 멍게가 죽었기 때문이다. 수하식멍게 양식은 밧줄 등을 활용한 양식용 기둥에 멍게 종묘를 체결하고, 이를 통상 수심 3~15m의 바닷물에 담가 기르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2년 정도 길러 성인 주먹 정도의 크기가 되면 시중에 내다 판다.
문제는 지난해 경남 일대 연안 수온이 멍게 서식 적정 수온을 크게 웃도는 30도까지 치솟으며 생겼다. 멍게 양식어가는 여름철엔 하층까지 양식용 기둥을 내리는 방식으로 고수온 피해를 예방하는데, 지난해엔 하층 수온마저 30도를 웃돌았다.멍게수협이 지난해 8, 9월 전체 양식어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멍게 폐사율은 97%로 나타났다. 드물게 수심이 25m 정도에 있던 개체만 극소수 살아남았다.멍게 생산량의 70%를 차지하는 경남 양식어가의 출하가 막히면서 가격은 치솟는 추세다. 예년의 경우 초매식 즈음의 활멍게는 1㎏당 1만6000원 정도에 거래됐는데 올해는 출하가 없어 가격 형성 자체가 없다. 활멍게 출하가 안 되면서 멍게수협은 보유하던 냉동 멍게 100t을 시중에 풀고 있는데, 1㎏당 가격이 예년보다 30~40%가량 오른 1만6000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고수온 폐사 피해는 해마다 커지고 있다. 멍게수협에 따르면 경남 양식어가의 멍게 폐사율은 2019년 20% 수준에서 이후 매년 40~70% 수준을 오가다 지난해 처음으로 90%를 넘겼다. 어민과 멍게수협, 국립수산과학원 등은 ‘멍게양식 안정화 TF’를 꾸려 대응 마련에 나섰다. 김태형 멍게수협 조합장은 “고수온을 피할 수 있도록 심해·외해 시범 어장 개발 필요성 등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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