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들 장난감이 백만 원이었으면 좋겠다 소유 쓰레기 미니멀 한제원 기자
딸기 철이 지나고 있다. 11월쯤 첫 딸기를 먹던 아이들의 반짝임은 많이 사그라들었다. 여전히 딸기를 좋아하지만 초겨울 마트에서 처음 만난 그 비싼 딸기를 바라보며 짓던 함박웃음은 겨우내 딸기를 쏠쏠히 먹고 먹고 먹으며 점차 옅어진다. 이제 곧 수박이 나올 것이고 첫 수박을 자르는 그 순간, 아마 다시 물개 박수를 치며 소매를 걷어부치고 달려들 것이다.그림책 는 바로 그 마음을 그리고 있다. 귀하디 귀한 딸기 한 알이 흔해지며 생기는 무덤덤함, '가장 소중하고 맛있는 딸기는 처음 먹었던 딱 한 알의 그 딸기였노라' 고백하는 북극곰을 보며 첫 설렘의 소중함, 적게 가져서 얻어지는 기쁨, 흔하다고, 많다고 행복한 것이 아님을 곰곰이 생각해보게 한다. 아이는 그저 북극곰의 딸기를 바라보며 미소 짓지만 딸기 너머의 북극곰을 살피며, 소유의 본질에 대해 생각하는 것은 어른인 나다.
소유욕 자체는 크지 않으나 문제는 아이가 둘이라는 것. 아이들의 물건은 내가 관장하는 영역이 아니다 보니, 아이들을 위한 물건이 집안 대부분을 자리하고 있다. 계절에 한 번씩 돌아오는 어린이날이며 크리스마스, 두 아이의 생일을 비롯한 크고 작은 이벤트마다 구매한 장난감들, 아이들의 소확행 뽑기 장난감들에 유치원에서 만들어 들고 오는 작품들, 아직은 정리하기 애매한 두 형제의 옷가지들, 내가 사주지 않아도 여기저기서 사주시고, 물려주시는 장난감들에 우리 집은 그런 상태이다. 상상이 가능한, 아이가 둘인 집. 그러면 한동안 갖고 놀지 않았음을, 이제는 형님이 되어서 필요 없어진 장난감임을 주야장천 설명을 늘어놓게 된다. 기껏 돈 들여 장난감 사는 것도 일인데 비우는 것도 이렇게 일이라니, 첫 장난감을 들이던 날의 환호는 며칠 가지 못하는데 그 후로 한동안 공간만 차지하고, 막상 치워 버리기도 이렇게 힘이 든다. 추가로 버리는데 돈이나 더 안 들면 다행이다.
북극곰은 그 많은 딸기들을 어떻게 했을까. 궁금하기도 했다. 꾸역꾸역 다 먹었을까. 설탕이나 냉동으로 저장하였을까, 친구들과 나누었을까. 아니면 혹시 버렸을까. 확실한 건 딸기가 없던, 혹은 한두 개만 있던 딸기 미니멀의 시절이 이 북극곰에게는 더 행복했을 것이라는 것이다.이라는 또 한 권의 그림책이 있다. 미생물이 먹어 치우기 불가능할 만큼 너무 많은 것이 버려지는 요즘, 우리가 청소를 하고 쓰레기통에 버리는 쓰레기들이 어떻게 되는지를 알려주는 환경 동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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