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호(16)군은 지난해 가을 배추 한 포기 가격을 기억한다. 지방에서 올라온 할머니와 함께 간 시장에서 김장 배추를 고르며 내뱉던 한숨이 지
김대호군은 지난해 가을 배추 한 포기 가격을 기억한다. 지방에서 올라온 할머니와 함께 간 시장에서 김장 배추를 고르며 내뱉던 한숨이 지금도 선명하기 때문이다. 기록적 폭염으로 당시 배춧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고, 한 포기에 2만3,000원, 한 망은 4만5,000원에 달했다. 고랭지 배추 주산지인 대관령조차 뜨거워져 생산량이 급감해 '금배추'가 돼버렸던 것이다. 김군의 할머니는 결국 배추 네 포기만 샀다. 김군은 아버지와 둘이 살고 있다지만, 김장김치치곤 너무 소박한 양이었다.
통계에서도 잘 드러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소득 하위 20% 가구의 월평균 소비지출은 129만6,000원이다. 이 가운데 식료품·비주류음료 지출액은 29만3,000원으로 22.6%의 비중을 차지해 다른 소득 분위에 비해 가장 높았다. 음식·숙박 비용까지 포함하면 비중은 32.1%로 올라간다. 식료품 비중은 소득이 높을수록 축소되는데, 소득 2분위는 17.6%, 3분위 15.3%, 4분위 14.1%, 5분위 12.4%였다.기후위기는 물가를 끌어올린다. 한국은행은 '기후변화가 국내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일시적으로 기온이 1도 상승하면 농작물가격 상승률은 0.4~0.5%포인트, 전체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0.07%포인트 상승한다고 분석했다. 세계적으로 기후가 변하면 국제 식량가격→수입 물가→국내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국내 기후변화로 국내 농산물 가격 상승으로 국내 물가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서울 강북구 삼양동에서 홀로 사는 박헌옥씨는 2017년부터 장폐색증을 앓고 있다. 대장이 마비돼 변비를 달고 산다. 이 탓에 신선채소를 먹으려 하지만 채소값이 껑충 뛰면서 부담이 늘었다. 국민연금과 월세 수입 등 월수입은 약 170만 원이다. 상대적으로 넉넉한 편이지만, 장폐색증과 당뇨, 고혈압 등 약값에 드는 비용이 만만찮아 식비 비중을 늘릴 수가 없다. 케일과 로메인 같은 쌈야채가 본인의 질환에 좋다지만, 저렴한 양배추나 시래기를 구입하는 이유다. 이마저도 가격이 뛰어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제주농산물수급관리센터에 따르면 겨울철 전국 식탁에 오르는 제주산 월동채소 가격은 새해 초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박씨가 자주 먹는 양배추는 지난해 1월 평균가와 비교해 168%나 올랐다. 월동 무도 190%, 당근은 153%, 브로콜리도 58%가 올랐다. 재배면적이 줄어든 영향도 있지만 폭염 등 기상 악화로 생산량이 감소한 탓이 절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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