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신문 특집기사의 초점이 ‘대미 적대·비난’이 아닌 “정면돌파전의 기본전선”인 경제 분야의 “자력갱생” 촉구에 맞춰진 사실이 더 눈길을 끈다
특집선 ‘자력부강, 자력번영, 자력갱생’ 강조 제2차 북-미 정상회담 합의 실패 직후 베트남 하노이에서 심야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 2019년 3월1일. 한겨레 자료사진 미국 독립기념일인 4일 북한 당국이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의 담화”와 “ 대륙간탄도로케트 ‘화성-14’형 시험 발사 성공” 3년에 맞춘 특집기사를 내놨다. 스티브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정책특별대표의 한국 방문을 사흘 앞두고다. 북쪽은 ‘최선희 담화’로 “미국과 마주 앉을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반면 ‘화성-14형 발사 성공’을 “7·4혁명”이라 부른 특집에선 1~3면에 걸쳐 12건의 기사를 쏟아내면서도 미국을 향한 비난이나 적개심 고취를 주의깊게 피했다. ‘화성-14형’은 북한의 장거리 로켓 가운데 처음으로 미국 본토를 사정권에 둔 대륙간탄도미사일로, 당시 기사 제목은 “반제반미 대결전에서 이룩한 주체조선의 위대한 승리”였다.
“이미 이룩된 수뇌회담 합의도 안중에 없이 대조선 적대시 정책에 집요하게 매달리고 있는 미국과 과연 대화나 거래가 성립될 수 있겠는가”라는 물음이 ‘아연함’의 이유다. 그러고는 “미국이 아직도 협상 같은 것을 가지고 우리를 흔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라며 “조미대화를 저들의 정치적 위기를 다루어 나가기 위한 도구로밖에 여기지 않는 미국과는 마주 앉을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최선희 담화’의 북-미 대화 거부는 무조건적·전면적이지 않다. “적대시 정책”을 문제삼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선을 위한 ‘도구’로서의 회담은 하지 않겠다는 쪽에 가깝다. “양쪽이 가고 싶어한다고 믿는 방향으로 실질적 진전을 이뤄낼 시간이 아직 있다고 믿는다”는 비건 특별대표를 향해 ‘우선 만나자’는 식의 ‘대화를 위한 대화’에는 응할 생각이 없다는 답변이다. 말이 아닌 ‘행동’의 촉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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