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번은 봤지만 또 눈물이 나는 이유 [비장의 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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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 번은 봤지만 또 눈물이 나는 이유 [비장의 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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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에 담긴 엔니오 모리코네의 시간 위로 그의 음악을 극장에서 만난 각자의 시간이 포개져 갑자기 미소 짓거나 별안간 눈물을 흘리게 되지 않을까. 📝김세윤 (영화 칼럼니스트)

영화 〈미션〉을 처음 본 건 중학교 때였다. 서울 중구 호암아트홀에서 엄마랑 둘이 보았다. 동네 동시상영관에서 〈천녀유혼〉을 보며 좋아 죽던 내가, 시내 고급스러운 예술영화관에 앉아 그 이름의 어감마저 너무나 예술적인 감독님의 영화를 처음 보게 된 것이다. 롤랑 조페? 칼싸움 영환가? 주인공이 칼을 들고 서 있는 포스터를 지나 극장의 어둠 속으로 걸어 들어간 중학생. 두근두근, 심장이 뛰었다. 소싯적엔 극장에서 살다시피 했다던 엄마, 끼니는 걸러도 영화는 거르지 않았다던 내 엄마의 고개가 오프닝에서부터 뒤로 넘어갔다. 절벽을 기어오르는 로버트 드니로를 따라 고개를 젖히는 줄 알았는데 조금 뒤 코 고는 소리가 들렸다. 그렇게 젖혔다 숙였다를 반복하며 상영시간 내내 상모를 돌리더니 제러미 아이언스가 총에 맞아 쓰러지는 엔딩에 이르러 내 쪽으로 푹, 덩달아 쓰러졌다가 화들짝 놀라 깬 엄마. 창피했다. 다시는 같이 극장에 오지 않겠다고 혼자 다짐도 했던 것 같다.

〈시네마 천국〉의 장면에서도,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의 장면이 나올 때도, 〈황야의 무법자〉 장면 위로 휘파람 소리만 들려와도, 어김없이 가슴이 벅차오르는 다큐였다. 음악만 들어도 너무 좋은데 그 음악을 만들어낸 과정까지 알고 나서 다시 듣는 그의 모든 음악이 전보다 더 아름답게 느껴졌다. ‘지금의 엔니오를’ 만든 거장들의 영화도, ‘그때의 엔니오가’ 만든 걸작의 순간들도, 모두 다 경이로울 따름이었다. 하지만 그게 다는 아니었다. 〈미션〉의 장면에서 갑자기 차오른 나의 눈물에는, 엔니오 모리코네의 음악 말고도 다른 까닭이 더 있음을 뒤늦게 알아챘다. 이 좋은 걸 그날, 엄마는 못 보았구나. 이 좋은 음악을 엄마는, 극장에서 못 들었구나. 지금의 나보다 훨씬 젊은 나이, 하루아침에 망해버린 집의 벌이를 혼자 책임지며 애 셋을 키우던 엄마에게 그날 극장의 어둠이 얼마나 아늑했을까. 그 잠이 얼마나 달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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