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 카지노에 간 택배 노동자는 어떻게 됐을까 영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위험사회 김병준 조영준 기자
처음에는 좋았다. 무엇으로 인해 돈을 벌 수 있었는지는 정확히 말해줄 수 없지만 그래도 좋았다. 사랑하는 여자에게 청혼도 하고, 그녀의 어머니에게 웃음을 안겨줄 선물도 준비할 수 있게 되고. 내년에 입주할 아파트에 잔여금까지 모두 내고 나면 앞으로 남는 건 행복 밖에 없을 줄만 알았다. 모두가 핑크빛 미래만 생각할 수 있으니 자신만 더 열심히 하면, 아니 어제처럼만 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을 줄 알았다.
영화 의 배경이 되는 곳은 강원도 정선의 카지노다. 매일 아침 개장해 다음 날 새벽까지 쉬지도 않고 운영되는 이 환락의 공간에 마음이 묶인 이들의 이야기가 러닝 타임 위에 새겨진다. 영길도 그중 한 사람이다. 다른 사람은 그곳에 꿈과 희망을 모두 놓고 나와도 자신은 만연한 미소를 지으며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 굳게 믿는 어리석은 사람. 혹여나 실수로 오늘 가진 돈을 모두 잃더라도 다음 날에는 본전 그 이상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 허황된 인간.한여름 밤의 꿈과 같은 하루를 영길에게 선사한 영화가 이제 할 일은 끝없는 내리막길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가 이 공간에 저당 잡힌 사람들과 조금도 다름없는 평범한 존재라는 것을 각인시키기라도 하겠다는 듯 잠시 감춰뒀던 본심을 하나씩 드러내기 시작한다. 처음은 생계를 위해 필요한 트럭을 전당포 주인 정섭에게 저당 잡히는 일이다. 카지노보다 더 무서운 곳이 전당포라는 말이 있다.
이 작품에는 영길과 진수 두 사람 외에도 도박에 중독된 많은 사람들이 나온다. 가져온 돈을 모두 잃고 기차역에서 첫차를 기다리는 사람들, 돌아갈 돈마저 모두 탕진해서 카지노의 문조차 떠나지 못하는 사람. 심지어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역무원에게 차비를 빌려달라는 말을 했으면, 돈을 빌려주지 못하게 하는 내부지침이 정해졌을 정도다. 그럼에도 영화가 정섭이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영길과 진수 두 사람을 연결시켜 굳이 소개하는 이유는 다른 처지에도 불구하고 결국에는 같은 모습의 결말을 맞이하게 되는 '중독된 삶'의 모양을 그려내기 위해서다. 일당을 벌며 어려운 생활을 이어가는 사람도, 학교 선생님으로 안정적인 삶을 살아가는 사람도 도박의 중독 앞에서는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말이다.두 사람의 이야기를 조금 더 해야겠다.
인간이 할 수 있는 최악의 선택을 이미 한 진수와 이제 그 선택을 하고자 하는 영길이 영화의 중반부를 지나며 만나게 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도려내기도 어려울 정도로 이미 커져버린 두 사람의 종양은 이제 다른 사람을 해치는 것으로만 고통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회복이나 호전, 완전한 제거가 아닌 경감. 떼어내고 돌아갈 수 있는 시기는 이미 지나버렸다는 뜻이기도 하다. 모든 것이 돈에 의해서다. 두 사람을 포함한 카지노를 향했던 모두가 처음에 원했던 것도 돈. 이제 세상의 끝에서 한 사람을 살해하고, 또 한 사람의 돈을 훔쳐 달아나고자 하는 이유도 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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