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페이크 사건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10대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과, 그로 인해 생긴 부모들의 불안감을 다루고 있다. 디지털 성범죄는 교실 내 분위기와 친구들 사이의 관계를 변화시키고 있으며, 이에 대한 부모들의 이해 부족이 새로운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그 아이의 일상이 지워졌다. 더는 SNS 에 추억이 담긴 사진을 공유할 수 없고, 교실에서 친구들과 마음 편히 수다 떠는 게 두렵다. 댄서가 돼 무대에 서겠다는 꿈도 사라졌다. 지난여름, 우리 사회를 분노케 한 딥페이크 사건 피해자들의 지옥 같은 풍경이다. 사회적 관심은 계절이 바뀌며 싸늘하게 식었고, 홀로 남겨진 10대 들은 더 기댈 곳이 없다. 한국일보와 코리아타임스는 어린 피해자와 가해자가 유독 많은 국내외 딥페이크 사건 그 후를 추적했다. 디지털 성범죄 는 교실 안 풍경을 어떻게 바꿔놓았을까."사고 터지고 나서 부모님과 얘기해보면 깜짝 놀라게 돼요. 온라인에서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전혀 몰라요. 인스타그램에서 불법 딥페이크 범죄나 집단괴롭힘이 많이 일어나는데, '그거 연예인들이나 하는 것 아니냐'고 되묻는 분이 적지 않죠.
교단에 선 지 11년 된 중학교 교사는 지난달 29일 한국일보 인터뷰에서"아이들이 흔히 쓰는 사회관계망서비스를 잘 모르는 엄마, 아빠가 많다"며 안타까워했다. 딥페이크 등 10대 범죄나 학교폭력의 주무대가 온라인으로 옮겨갔지만 부모들은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부모들이 디지털 성범죄에 큰 불안감을 느끼는 이유도 여기 있다. 중학생 아들을 둔 엄마이자 성교육 강사인 신가영씨는"엄마, 아빠들에게 생소한 공간에서 범죄가 벌어지다 보니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몰라 더 걱정하게 된다"고 말했다.부모들이 아이들의 온라인 생활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노는 공간이 다르기 때문이다. 10대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사이버 놀이터는 인스타그램이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의 '세대별 SNS 이용 현황' 자료에 따르면 Z세대 10명 중 6명은 인스타그램을 가장 많이 쓰는 SNS로 꼽았다.
틱톡에서는 10대 여성이 '라방'을 켜놓고 성매매를 홍보하는 일도 있다. 한 중학교 교사는"아이가 방문을 잠그고 1시간 넘게 라방하는 소리가 들리면 부모가 의심해봐야 하는데 플랫폼을 잘 모르면 대수롭지 않게 넘길 수 있다"면서"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300개 정도 깐 아이도 봤는데 부모가 이 앱의 성격을 다 확인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디지털 성범죄가 문제가 됐을 때 어른들이 가장 쉽게 떠올리는 자녀 보호책은 '차단'이다. 성교육 강사인 신씨는"최근 딥페이크 사태가 터지자 주변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SNS 못 하게 해야 되느냐'고 많이 물어봤다"고 전했다. 현실 공간에서 이성과 떨어뜨려 놓으려는 부모도 있다.
여학생의 딥페이크 피해를 막으려고 'SNS에서 사진을 다 내리라'고 지시하는 것도 효과적인 대처법은 아니다. 원은정 한국청소년센터 대표는"SNS에 사진을 많이 올리면 범죄 원인이 된다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며"요즘 아이들은 연락처 대신 인스타그램 아이디를 공유한다. 딥페이크가 무서워서 SNS를 하지 말라고 하는 건 대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궁극적으로는 아이들이 성평등 인식을 키울 수 있도록 교육해야 사이버 성범죄를 예방할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은 이와 반대다. 중학생 아들을 키우는 곽경애씨는"아들을 둔 부모 중 사춘기 아이와 대화하기 껄끄러워 성교육을 포기하는 이들도 있고, 딥페이크가 뭔지 모를 수도 있는데 괜한 호기심만 유발하는 것 같아 아들에게 예방 교육 자체를 하지 않는 부모도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자녀가 편안한 상황에서 성 문제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말하도록 대화를 이끄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한 편집위원은"아이가 SNS에 사진 올리는 게 걱정된다면 '너는 이 문제를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어보며 얘기해보는 게 좋다"고 했다. 부모가 자신의 생각을 존중해준다는 느낌을 받으면 무슨 일이 생겼을 때 상황을 털어놓기 쉽기 때문이다. 그는 또"아들을 키운다면 아이가 '가해자'가 아닌 '목격자'가 될 수 있는 상황을 가정해 '그럴 때 어떻게 행동하겠느냐'고 물으며 생각을 조율해보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사진 : 하상윤 기자, 류기찬 인턴기자한국일보는 딥페이크 범죄 피해를 당한 아동∙청소년과 그 가족, 주변분들의 제보를 받습니다. 딥페이크 피해와 그 이후 수사, 재판 과정에서 겪은 어려움, 학교 안팎에서 겪은 부조리, 2차 가해 등이 있으시다면 제보 부탁드립니다.
대한민국 최근 뉴스, 대한민국 헤드 라인
Similar News:다른 뉴스 소스에서 수집한 이와 유사한 뉴스 기사를 읽을 수도 있습니다.
딥페이크 사건 이후, 10대들의 일상 파괴딥페이크 디지털 성범죄로 인해 10대 여성들의 일상이 크게 바뀌었다. 공유하던 SNS 사진은 두려움으로 바뀌었고, 친구들과 자유롭게 놀던 교실은 불안과 혐오로 가득 찼다. 한국일보와 코리아타임스는 이러한 사건들에 대해 집중 조사했다.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딥페이크 사건 피해자들의 일상, 디지털 성범죄의 진실디지털 성범죄로 인해 피해자들이 겪는 일상의 변화와 디지털 성범죄가 빈번한 이유, 그리고 경찰이 디지털 성범죄자를 검거하는 방법에 대해 조명합니다.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피해자 지원 예산 ‘축소’, 대학 예방교육은 ‘자율’…과제 남은 ‘딥페이크 대책’[플랫]정부가 6일 발표한 딥페이크 성범죄 대응 강화 대책은 처벌 및 수사 강화에 중점을 뒀다. 다만 피해자 지원과 상담을 담당하는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디성센터) 내년 예산이 올해보다 적게 편성돼 예산을 확보하지 못하면 역할 강화에 한계가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 교육부의 예방 교육 강화에 대학이 빠져있다는 현장 목소리도 나왔다. 이날 관계부처 합동으로 ...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딥페이크 사건 이후, 피해자의 일상은딥페이크 사건 피해자인 열일곱 살 민지는 일상에서의 불편함을 겪고 있다. 사건 이후 그녀는 심리적 고통과 교실에서의 불편함을 호소한다. 그녀의 일상은 이전과 크게 달라졌으며, 이러한 상황은 교실 내 분위기와 그녀의 정신적 건강에 영향을 미쳤다.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사설] 딥페이크 대책, 사건 터질 때만 일회성에 그쳐선 안 돼정부가 6일 딥페이크 성범죄 대응 강화 방안을 내놨다. 지난 8월 대학가는 물론이고 초·중·고에서도 딥페이크 성범죄가 만연해 있다는 충격적 사실이 드러난 뒤 나온 범정부 대책이다. 뒤늦은 감이 있지만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 그동안 사건이 터질 때만 반짝 경계심을 갖는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딥페이크’ 성인 피해 때도 위장수사 가능‘딥페이크’ 성범죄에 대한 위장수사 범위가 아동·청소년 피해자에서 성인 피해자로 확대된다. 텔레그램 등 국내외 플랫폼 사업자들도 딥페이크 성범죄 영상물 유통을 방치하면 과징금을 내야 한다. 국무조정실은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 등을 담아 딥페이크 성범죄 대응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딥페이크 성범죄 근절을 위해 강력하고 실효적인 처벌,...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