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는 행위가 인간의 뇌와 존재에 영향을 끼친다고? 과학책 소리과학 인문 허형식 기자
2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생각하면 몸서리쳐지는 기억이 있다. 횡단보도를 건너다 버스에 치여 죽을 뻔했다. 원인은 내 귀를 막고 있는 이어폰이었다. 음악을 들으며 저 멀리 건널목을 살피니 보행자 신호 녹색등이 점멸하고 있었고, 내 달리기 실력을 가늠하니 충분히 건너갈 수 있으리라 '보였다'.
'소리 마음'은 우리가 알고 있는 '마음'이라는 개념에 소리를 더하면 된다. 우리가 살면서 경험한 사건과 경험이 뇌와 상호 작용을 거쳐 생성된 것이 '마음'이듯이, 소리 마음은 당신이 살면서 경험한 다양한 소리적 경험이 뇌와 상호작용해 만들어진다. 그렇게 형성된 소리 마음은 마음이 우리에게 하듯이, 외부의 소리를 선별하고 조율하면서 나에게 의미 있는 것만을 받아들이고, 거꾸로 의미 있는 방향으로 움직이게 한다.똑같은 소리를 들어도 사람마다 다르게 들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최종 7차전을 상상해 보라. 사람들의 열띤 응원 소리와 장내 방송으로 시끄럽다. 이 와중에 어떤 사람은 본인이 응원하는 팀에서 적시타가 나오기만 바라며 아무 소리도 인식하지 못한다.
시각과 달리 청각이 365일 24시간 내내 열려 있는 이유도 그런 이유다. 절대 잠들지 않는 불침번이라는 이유도 있지만, 이 친구는 알아서 선별 작업을 하기에 더 믿을 수 있다. 어떤 소리가 중요한지, 아닌지 스스로 판단하고 불필요한 소리는 저 멀리 치워두기 때문에 우리는 이 시끄러운 세상에서 안전하게 존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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