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탄중앙고등학교 졸업생이 학교 급식을 넘어 음식과 삶의 연결고리를 찾아보는 '급식이 쓰고 그린 저널'에 담긴 신선한 시도를 소개합니다.
나는 곧 졸업하는, 올해 수능을 치른 동탄중앙고등학교 3학년이다. 수능이 끝나고 몇 년 만인지 모를 여유를 즐기면서, 정시 원서접수 기간만을 기다리고 있다. 내가 다니는 동탄중앙고등학교 에는 지난 10월부터 벽에 크게'급식이 쓰고 그린 저널'이 붙어 있다. 사실 처음에는 형식적으로 학교 급식 식단이나 안전성, 원산지 혹은 우수성 등을 알리는 흔한 홍보 자료인 것 같기도 했고, 무엇보다 수능이 목전이라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제대로 보지 않았다. 그런데 수능이 끝나고 여유를 가지고 다시 보니, 후배들의 시도가 신선한 것 같아 졸업을 목전에 둔 마당에 조금 염치없을지는 몰라도, 이 신선한 시도와 멋진 활동을 널리 알리고 싶은 마음에 글을 쓰게 되었다. 이 저널은 '먹는 것'의 이야기로 출발해서 끝난다. 글을 읽어 보니 '먹는 것'의 범위가 참 넓다. 먹는 행위를 의미할 수도 있고, 혹은 무엇을 먹느냐를 의미할 수도 있다.
어떻게 먹느냐를 의미할 수도 있고, 누가 먹느냐를 의미할 수도 있다. 후배들이 자신의 진로와 '먹는 것'을 엮어서 풀어낸 이야기를 볼 수 있었다. 그렇게 두 달치 저널을 쭉 읽던 중 혼밥에 대한 기사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혼밥에 대한 내 개인적인 경험을 풀자면 할 말이 많다. 수능이 끝난 지금이야 집밥을 잘 챙겨먹고 있지만, 나도 수능을 준비하는 수험생 시절에는 주 6회 혼밥러였다. 일주일에 세 번은 학교 근처 식당가에서 사 먹는 밥으로, 두 번은 우리 반 교실에서 부모님이 챙겨 주신 도시락으로, 한 번은 집 근처 상가에서. 친구랑 같이 먹었을 때도 많지만 혼자 먹었을 때가 조금 더 많다. 혼자 밥을 먹으러 가면 나와 비슷한 혼밥러들이 식당가에 참 많았다. 글을 쓴 학생도 이런 모습을 보고 글을 쓰지 않았을까 싶어서 찾아가 봤다. 글을 쓴 1학년 장지아 학생은 자신의 진로가 영화감독인데, 혼밥과 관련된 영상을 제작해 보면 좋을 것 같아 기사를 썼다며 자신이 다음 호 저널에서 만든 '김치우동' 레시피 영상을 소개해 주었다. 본인도 집에서 계란에 밥을 비벼 먹기도 하고, 학교와 집이 먼 친구들은 학교를 마치고 학원에 가기 전에 주변 식당가에서 밥을 먹는 경우가 많았다며, 같이 하교하는 친구가 혼자 김밥 가게에 밥을 먹으러 들어간 경험을 소개해 주었다. 그러면서 누구나 만들기 쉽고, 추운 날씨에 따뜻한 국물 요리가 생각나 김치우동 레시피 영상을 만들었다고 한다. 분량의 한계상 모든 친구들의 이야기를 담지는 못했지만 이렇게 저널에는 많은 친구들이 각자의 삶 속에 음식을, 또 음식 속에 각자의 삶을 잘 녹여낸 이야기가 담겨 있다. 기사를 내기 전에 이 저널을 기획하신 김소리 영양선생님과도 잠깐 이야기를 나눴다. 선생님께서는'음식이 누군가를 기억하는 순간이 되기도 하고 사랑의 표현이 되거나 친한 사이의 증표가 되기도 하는데 학교에 오는 순간 음식이 급식으로 규정되어 버린다'고 말씀하셨다. 그러면서도'음식으로 바라보는 급식에는 유연한 사고가 가능하다'면서'학생들의 유연하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기대하고 저널을 만드셨다'고 했다. 저널을 읽어 보니 학생들이 음식과 자신의 이야기를 잘 엮어서 유연한 생각을 잘 녹여낸 것 같다. 나야 졸업이 코앞이라 우리 학교에서 내 이야기를 더 녹여내기는 어렵겠지만, 우리 학교 후배들이 또 다른 학교에서도 먹을 것을 단순히 급식으로 규정짓기보다는 자신의 삶과 엮인 유연한 이야기로 풀어냈으면 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화성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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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탄중앙고등학교, '급식이 쓰고 그린 저널'으로 삶과 음식의 이야기를 풀어낸다곧 졸업하는 동탄중앙고등학교 3학년 학생이 학교에서 꾸준히 발간되고 있는 '급식이 쓰고 그린 저널'에 담긴 학생들의 이야기를 통해 '먹는 것'의 의미를 깊이 있게 탐색하고, 졸업을 앞둔 자신의 경험을 혼밥과 함께 공유하면서, 후배들에게 다양한 유연한 사고방식을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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