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와 어머니의 죽음, 그래도 돌아온 푸 파이터스 푸_파이터스 너바나 데이브_그롤 테일러_호킨스 이현파 기자
미국의 록 밴드 푸 파이터스는 이 시대 록의 자존심이다. 너바나의 드러머 데이브 그롤이 결성한 이 밴드는 너바나의 그늘을 벗어난 지 오래다. 12개의 그래미 상을 받았고,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었다. 푸 파이터스는 대중음악의 트렌드와 상관없이, 하드록과 아날로그의 작법을 고수한다. 거친 사운드와 서정성을 두루 갖춘 이들의 음악은 전 세계의 록팬을 뒤흔든다. 2015년, 데이브 그롤이 다리 골절을 당한 가운데에도 첫 내한 공연을 펼친 것은 지금까지도 회자된다. 그들은 좋은 음악과 좋은 태도를 겸비한 존재다.
씩씩한 노래를 부르는 밴드에 어둠이 드리운 것은 순식간이었다. 지난해 3월 25일, 푸 파이터스의 드러머 테일러 호킨스가 세상을 떠났다. 그는 월드 투어를 위해 방문했던 칠레의 보고타에서 숨을 거둔 채 발견되었다. 향년 50세. 테앨라니스 모리셋의 드러머였던 그는 1997년 푸 파이터스에 합류해 25년 동안 활동했다. 탁월한 드럼 솜씨는 물론, 노래 실력과 호쾌한 무대매너를 보여줬다. 그는 직접 마이크를 잡고 퀸의 노래를 부르기도 했고, 고음의 코러스로 데이브 그롤의 뒤를 받쳐 주기도 했다. 그는 명실상부 데이브 그롤과 함께 밴드의 간판 멤버였다.테일러 호킨스의 죽음과 함께 푸 파이터스는 모든 활동을 중단했다. 데이브 그롤은 커트 코베인에 이어 다시 한번 소중한 밴드 동료를 일찍 떠나 보내게 되었다. 데이브 그롤은 동료만을 잃은 것이 아니었다. 8월에는 자신의 1호 팬이었던 어머니가 세상을 떠났다. 그리고 2022년 9월, 푸 파이터스는 떠난 이를 위해 성대한 추모 공연을 열었다.
오아시스의 리암 갤러거, 퀸의 로저 테일러와 브라이언 메이, 그리고 비틀스의 폴 매카트니까지, 경이로운 이름들이 집합했다. 이날 직접 무대에 오른 테일러 호킨스의 열 여섯 아들 셰인 호킨스가 푸 파이터스의 멤버들과 함께 'My Hero'를 연주한 장면. 이 장면은 수많은 음악 팬을 눈물짓게 했다. 그리고 올해 첫날, 푸 파이터스는 밴드의 여정을 계속 이어 가겠다는 성명문을 발표했다. 최근 열린 미국 보스턴 콜링 페스티벌을 비롯, 일본 후지 록 페스티벌 등 여러 뮤직 페스티벌의 헤드라이너로 복귀했다. 한편 테일러 호킨스의 빈 자리를 채울 세션 드러머로는 조시 프리즈가 낙점되었다. 테일러 호킨스의 추모 무대에도 올랐던 그는 건즈 앤 로지스, 스팅, 나인 인치 네일스, 우리나라의 서태지 등 굵직한 뮤지션들과 함께 작업한 베테랑이다.최근 푸 파이터스가 발표된 신곡 'Show Me How'는, 밴드가 지난 1년 동안 어떤 시간을 보냈는지를 미루어 볼 수 있게 돕는다. 앞서 발표한 'Rescued'와 'Under You'도 상실에 대한 노래였지만, 'Show Me How'의 가사는 더 노골적이다. 데이브 그롤은"너는 지금 어디에 있니?"라고 물으며 노래의 문을 연다. 노래 속 화자는 방황한다.
푸 파이터스는 이 곡에서 지금까지 한 번도 시도한 적이 없는 슈게이징 사운드를 빌려 몽환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데이브 그롤의 딸인 바이올렛 그롤이 백업 보컬로 참여하면서, 서정성도 배가했다. 그러나 푸 파이터스는 슬픔만으로 음악을 귀결시키지 않는다. 오히려 뒤로 갈수록 의젓하게 산 자의 몫을 노래한다.하지만 걱정하지 말아요, 부디 걱정하지 말아요푸 파이터스는 2022년을 '밴드의 커리어 사상 가장 어렵고 비극적인 해'라고 표현했다. 그러나 일상으로 돌아가겠다는 이들의 의지는 뚜렷하다. 친구와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간직하되, 다시 열정적인 록 음악으로 관중을 치유하기 시작했다. 푸 파이터스의 여정을 그린 다큐멘터리 제목 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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