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한 공간 구성의 부평, 태생부터 달랐다 부평역_부평공원 로터리_역광장 원통이_고개 일본_육군_조병창 굴포천_방수로_경인운하 이영천 기자
해발고도가 한강 수위보다 낮아 큰물이 지면 범람하기 일쑤였다. 연례 행사처럼 찾아오는 홍수에 인명은 물론 재산피해를 감수해야 했다. 따라서 소출도 그다지 좋지 못했다. 홍수는 1990년대 말까지 도시화하지 못한 이곳 평야를 괴롭혔다. 2002년 6월에서야 길이 14.2km, 폭 20m 굴포천 방수로가 생기면서 고질적인 홍수에서 벗어난다.부평의 공간구조는 여느 도시와 다르다. 평면구성은 로터리로 이뤄진 교통광장을 각 꼭짓점으로, 부평역~부평시장역오거리~부흥오거리~굴다리오거리로 이어진 도로가 구획한 빗각 사각형이다. 네 꼭짓점을 다시 대각선 도로로 연결하고 한가운데 6개 도로 교차점에 '시장 로터리'를 두었다. 이 로터리에 서면 사방을 관찰하기가 수월하다. 몽골이 침략하자 왕성을 강화도로 천도한 인물이 최충헌 아들 최우다. 그가 세곡을 개성 가까운 경창까지 안전하게 실어나르기 위해 김포∼부평∼서해를 잇는 뱃길을 구상한다.
운하는 만월산에서 발원해 한강으로 흘러드는 굴포천 상류에서 만월산 '원통이 고개'를 뚫어 주안 갯골을 따라 인천 북항에 이르는 구간이다. 한강과 서해에서 공사는 비교적 순조롭다. 퇴적토와 점토층이 주를 이룬 토질이다. 하지만 원통이 고개에서 강도 높은 화강암 지대를 만나 난관에 봉착한다. 운하는 이 고개를 뚫지 못해 좌절하고 만다. 1960년대에도 경인 지역 물류 수송을 위해 이곳에 운하를 검토하나 착공까지 이르진 못한다. 정작 사달은 2012년에 벌어진다. 2002년 만들어진 굴포천 방수로만으로도 홍수 예방이 충분한 곳에, 어리석은 권력자가 운하 만든답시고 수조 원을 들여 겨우 수상 스키장을 만들어 놓았으니.부평은 1930년대 후반까지 평범한 농촌이었다. 경인선 중 부평역만 전기가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한미했다. 도시가 된 계기는 중일전쟁이다. 일제는 전쟁으로 중화학공업이 절실해지고, 그 거점으로 부평이 선택된다.
이제 배후 시가지가 필요해진다. 조선시가지계획령 후속 조치인 경인시가지계획령에 따라 토지구획정리사업을 시행한다. 1938년 시작해 1941년 부평역 앞에 네모난 도시가 형성된다. 이때 형성된 공간이 부평역~부평시장역오거리~부흥오거리∼굴다리오거리로 이어지는 구획이다. 각 꼭짓점과 한가운데 X자 교차로에 원형 로터리를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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