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 Z : 디지털 네이티브의 등장을 읽었다면 자기소개를 어떻게 할지 고민하게 될 것이다. 나를 구성하고 있는 정체성을 꼼꼼히 따져보고 조합해 명확하게 설명해야 한다.
“안녕, 난 시스젠더 여성·헤테로. 어린 시절엔 주어진 정체성을 당연시 여겼기에 다양한 정체성을 고민해볼 기회가 많지 않았어. 앞으로 내 정체성이 달라질 수도 있겠지. 한국에서 태어나 자랐고, 사는 곳은 서울. 비건 지향, 페스코 베지테리언이야. 이 정도면 내 소개가 됐을까?”
또 세대론인가? MZ세대를 분석한 책들은 많이 나왔다. 기성세대가 보기에 ‘별종’인 세대이기 때문일 것이다. 기성세대의 눈높이에서 MZ세대를 대상화해 바라보는 시선이 많았다. 이 책은 조금 다르다. 정교하고 세심하다. Z세대 언어를 통해 Z세대를 설명한다. 스탠퍼드대학교, 옥스퍼드대학교, 킹스칼리지에서 인류학·언어학·역사학·종교학을 가르치는 저자들이 2016~2020년 미국과 영국의 18~25세 포스트 밀레니얼들을 대상으로 인터뷰와 설문조사를 진행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저술했다. 이들이 상용하는 7000만개 어휘를 수집해 ‘i세대 말뭉치’도 만들었다.“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진정성 중시Z세대는 인터넷의 등장으로 온라인 플랫폼이 대중화된 1995년 전후로 태어난 이십대 중후반의 ‘포스트 밀레니얼’을 지칭한다. 디지털이 없는 세상을 경험해본 적 없는 세대로, ‘연결된 채’ 태어난 존재다.
디지털 기술 발달로 Z세대의 특징이 전 세대로 확산되기 시작했고, 코로나19 팬데믹은 결정적 계기가 됐다. 대면 만남이 중단·축소되면서 온라인을 통한 만남과 소통이 일반화됐다. 포스트 밀레니얼을 이해하는 것은 팬데믹 이후 삶의 방식을 그려보는 데 윤곽을 제공할뿐더러, 앞으로의 세상을 그리는 데 있어 필수적이다. 책은 Z세대의 특징들을 깊이있게 파고들면서 그 이면의 사회적·역사적 배경을 살핀다. Z세대의 특성이 현실에 대응하기 위한 이들의 고유한 전략임을 설득력있게 설명한다. Z세대에 관한 훌륭한 보고서다.마침표는 좋지 않은 징조다. ‘Okay’를 줄여 쓴 ‘k’는 점 하나, 글자 수에 따라 전혀 다른 뉘앙스를 전달한다. ‘k.’는 굳이 자동 적용된 대문자 기능을 키를 눌러 되돌렸다는 의미다. 시간을 들여 마침표까지 찍었다. 불쾌감을 표현하는 ‘큰일났다’는 의미다. 반면 ‘kk’는 긍정적이고 유쾌한 함의가 있다.
다양한 인종·민족 정체성도 핵심 요소다. DNA 검사가 수많은 사람들의 혼혈 배경을 밝혀내면서 인종의 경계도 흔들리고 있다. 최근 ‘백인 남성’으로 여겨졌던 배우 에드워드 노튼이 북아메리카 원주민 포카혼타스의 12대손이라는 소식이 전해진 것을 떠올려보라. 영미의 포스트 밀레니얼 상당수는 영국 해리 왕자와 메건의 자녀를 ‘혼혈 인종’으로 봐야 한다고 생각했으며, ‘선택의 문제’라고 보는 이들도 많았다. Z세대에게 정체성과 진정성은 연결되어 있다. 남에게 진정성 있고 솔직하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진정성이 없다’는 것은 “말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어려서부터 경험한 온라인에서의 거짓, 조작, 위선은 Z세대가 진정성, 솔직함을 최우선 가치로 추구하게 만들었다. 베끼거나 훔치는 건 용서가 안 된다. 2019년 미국의 인플루언서 킴 카다시안이 속옷 브랜드를 ‘기모노’로 이름 짓자, 일본 전통문화를 도용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트위터에선 #KimOhNo 캠페인이 벌어졌다. 카다시안은 브랜드명을 바꿔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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