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성형수술을 ‘왜’ 하는지보다 ‘어떻게’ 하는지가 궁금했던 과학기술학자 임소연 교수는 3년 동안 성형외과 코디네이터로 일했다. 자신이 직접 양악수술을 받기도 했다. 📝 김영화 기자
성형수술 앞에는 ‘무분별한’이라는 수식어가 자주 붙었다. 한국은 전 세계에서 성형수술을 가장 많이 하는 나라로 주목받았다. 외모 지상주의 풍토가 도를 한참 넘어섰다거나 성형수술의 부작용과 성형 산업의 어두운 이면을 강조하는 보도를 흔하게 볼 수 있었다. ‘강남 미인’ ‘성괴’ 따위 여성혐오적 단어도 그때 확산되었다. 2010년대 전후의 일이다.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성형수술에 쏟아진 ‘무분별한’ 비난이 성형수술을 줄이지는 못했다. 오히려 성형 산업은 지난 10년간 더 일상화되었다. ‘성형수술만 하면 얼굴이 예뻐진다는데 이데올로기를 비판하는 구호가 먹힐까?’ 과학기술학자인 임소연 교수는 저서 〈나는 어떻게 성형미인이 되었나〉에서 이렇게 묻는다. 그는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않기에 성형수술을 하면 안 된다’는 주장은 실효성이 낮다고 느꼈다. 그 대신 성형수술을 받거나 받을 여성들에게 자원이 되는 연구를 하고 싶었다.
성형외과는 그의 첫 현장이었다. 연구의 동력은 일종의 “반항심”이다. 석사과정을 끝낸 어느 날, 피부과에 갔다가 몸집이 큰 레이저 시술 기계를 보고 놀랐다. “과학기술 하면 물리학이나 자동차, 반도체 산업을 떠올린다. 우리는 왜 피부과 의료기기나 성형수술을 ‘과학기술’로 보지 않는가?” 과학기술학의 연구 대상이 되는 과학기술이 남성 중심적이라는 문제의식이었다. 그러다 보니 장기적인 관점에서 환자의 수술 경험 개선에 필요한 지식 축적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임 교수는 말한다. “무엇보다 여성들이 환자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성형수술이 비보험 분야이며 많은 의사가 ‘덤비는’ 분야라는 사실은 의미심장하다.” 객관적이라고 여겨지는 과학지식에도 편향은 이런 식으로 숨어 있다. 성형외과에서 3년을 보낸 과학기술학자가 알게 된 사실이다. 연구자로서 관심은 자연스레 과학기술계의 성비 불균형 문제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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