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고인이 된 학현 변형윤 선생은 한국의 대표적인 제도학파 진보 경제학자다. 생전에 전집이...
이제 고인이 된 학현 변형윤 선생은 한국의 대표적인 제도학파 진보 경제학자다. 생전에 전집이 출간돼 누구나 쉽게 선생의 경제학을 접할 수 있다. 나는 인간중심 경제를 추구한 학현경제학이 녹색 지향도 담고 있다는 생각을 갖고 전집을 읽어보던 차에 선생이 갤브레이스의 를 중요하게 다루고 있음을 알게 됐다.
흥미롭게도 갤브레이스의 는 만년의 칼 폴라니도 관심을 보였던 책이다. 그는 물질적 풍요를 넘어서는 인간의 자유와 좋은 삶이라는 아리스토텔레스적 관점에서 이 책을 언급하고 있는데 학현과 폴라니의 생각은 유사점과 함께 차이점도 엿보인다. 또 생산자는 단지 재화와 서비스를 생산할뿐더러 광고·선전을 통해 소비자 욕망을 창출한다. 욕망과 소비가 생산에 의존한다는 의미에서 갤브레이스는 이를 ‘의존효과’라 부른다. 성장이 성장을 부르며 자가발전하고, 환경을 파괴하는 과잉성장과 거대한 가속의 핵심에 의존효과가 내장돼 있다. 마지막으로 시장공급 재화와 서비스는 넘쳐나는데 대중이 보편적으로 접근 가능한 공공재 공급은 심각하게 부족하다. 즉 사회적 균형의 상실이다.학현의 성장주의 비판점은 이렇다. 경제성장은 공해·자연자원 고갈·환경파괴·도시 문제 등을 야기한다. 그리고 공공 사회인프라가 불충분한 데 따른 사적 소비와 사회적 소비 사이의 불균형, 생산자에 의한 소비자욕망의 자의적 창출 및 성장 과정에서 생활패턴의 변화에 의한 욕망의 강제, 인간소외 같은 성장의 폐해가 초래된다. 학현은 말한다.
한편 만년의 폴라니는 ‘풍요에 대한 아리스토텔레스와 갤브레이스’라는 유고에서 에 대해 언급한다. 그는 이 책이 큰 호응을 얻은 것은 경제이론이나 정책 부분보다 문제제기 방식의 도덕적·철학적 함축 때문이라고, 경제를 사회와 연결짓는 규범적 원리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물질적 풍요가 도래한 사회에서 사람들이 얼마나 있어야 자유로워지는지, 충분감을 가질 수 있는지 하는 문제와 대면하고, 도덕세계가 흔들릴 때 갤브레이스가 토론의 포문을 열었다는 것이다. 의존효과나 사회적 불균형론은 풍요한 성장사회가 ‘인간의 욕망과 필요의 질서를 왜곡’했음을 일깨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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