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오락가락하는 가을 날씨가 농민들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한다. 한창 붉게 물들어가야 할 사과가 며칠 비로 인해 푸르게 변했다는 소리가 농담처럼 들리지 않는다. 조금 떨어졌다고는 하지만 작년에 비해 배추값은 여전히 고공행진이고, 쪽파김치라도 담그려 집어든 쪽파 한 단 가격이 작년 이맘때의 두 배도 더 되는 듯하다. 농업경제가 차지하는 비중이 조선에 ...
유난히 오락가락하는 가을 날씨가 농민들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한다. 한창 붉게 물들어가야 할 사과가 며칠 비로 인해 푸르게 변했다는 소리가 농담처럼 들리지 않는다. 조금 떨어졌다고는 하지만 작년에 비해 배추값은 여전히 고공행진이고, 쪽파김치라도 담그려 집어든 쪽파 한 단 가격이 작년 이맘때의 두 배도 더 되는 듯하다. 농업경제가 차지하는 비중이 조선에 비해 매우 낮은 시대지만, 시골에 사는 나는 추수기 날씨마저 불안불안하다.
조선시대 가을 기근은 엄청난 재난의 서곡이다. 가을 추수로 겨울을 넘겨야, 보릿고개를 이길 힘을 얻기 때문이다. 정상적이라 해도 3~4월이면 보릿고개를 맞기 마련인데, 가을부터 양식을 구하기 힘들다면 그해 겨울을 넘기지 못하는 사람들이 폭증할 수밖에 없다. 유리걸식하는 백성들은 늘고, 날씨가 조금만 바뀌어도 대규모 전염병이 닥쳤다. 곡식을 구하거나 전염병을 피해 고을을 떠나는 사람들이 늘고 한 집 건너 곡소리가 들리면, 고을은 순식간에 지옥으로 변하게 될 터였다. 최소한 이듬해 5월 보리 수확기까지 백성들이 겪어야 할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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