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 전도연이 '길복순'에서 증명한 그의 가치는? SBS뉴스
전도연의 화법은 직설이다. 빈말을 하지 않고 에두르는 법도 없다. 그건 자신에 대한 객관화가 제대로 이뤄져 있기 때문이다. 경력을 통해 쌓아 온 업적과 현재의 위치, 자신이 나아가야 할 방향도 잘 알고 있다.단독 주연작이 1위 자리에 오른 건 2013년 출연작 '집으로 가는 길' 이후 10여 년 만이다. 극장 영화와 OTT 영화라는 차이는 있지만 1위라는 타이틀이 주는 기쁨은 다르지 않았다. 게다가 국내도 아닌 세계 1위 자리다.
'길복순'의 오프닝은 꽤나 인상적이다. 일본의 야쿠자 오다 신이치로를 납치한 길복순이 그와 대결을 펼치는 시퀀스로 영화의 문을 연다. 길복순은 그를 포박한 상황에서 손쉽게 제거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에도시대 장인이 만들었다는 검을 신이치로에게 돌려주고, 자신은 이마트에서 샀다는 3만 원짜리 도끼를 들고 '공정한 대결'을 제안한다. 배경은 현대지만 이들의 대화와 대결은 마치 중국 무협시대 강호들의 그것처럼 예와 절도가 있다.한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특급 킬러라고는 하지만 남성과 여성의 대결이다. 복순은 힘으로 밀리는 위기 상황에서 '수 읽기'라는 특별한 재능을 발휘해 신이치로를 제압한다. 황정민과 전도연이 만들어낸 이 오프닝은 '연기 선수'들이 만들어낸 미슐랭 맛집의 애피타이저처럼 다가온다. 전도연은 이 장면을 만들기 위해 황정민에게 카메오 출연을 직접 요청했다. 영화 '너는 내 운명' 이후 18년 만의 재회였다.
"여태껏 엄마 역할을 몇 작품 했는데 이 작품 속 모녀 관계가 가장 현실적이라는 생각을 했어요. 엄마는 아이를 잘 키우고 싶고, 아이의 비밀도 모두 알고 싶어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그렇지 못해요. 저는 일에 대해서는 완벽주의자여서 완벽하려고 애를 쓰고, 후회하기 싫어서 엄청나게 집중하거든요. 그런데 집에서는 그렇지가 못해요. 아이는 제가 완벽하려고 한다고 해서 완벽 안에 들어와 주는 존재가 아니잖아요. 아이와의 관계에서는 부족한 점, 취약한 점이 많이 드러나죠."전도연은 일상성을 부각해야 하는 '엄마'의 롤을 자연스럽게 소화해 냈다. 과장된 감정이나, 설정을 배제한 채 툭툭 던지는 말과 몸짓으로 '우리네 엄마스러움'을 만들어냈다. 세밀한 표정으로 킬러의 감정 변화를 시시각각 담아낸 것과도 흥미로운 대비를 이루며 연기 보는 맛을 살려냈다.
"극장가가 안 좋긴 하지만 OTT를 통해 많은 작품들이 생겨나면서 젊은 후배들은 다양한 장르, 작품을 할 수 있게 됐잖아요? 저는 그게 부러워요. 우리 직업이라는 게 누군가에게 양보하는 일은 아니잖아요. 극 중에서 딸로 나오는 시아랑 이야기할 때 '우리는 선후배지만 카메라 앞에서는 동료다. 라이벌 의식을 갖는 게 좋다'라고 말했어요. 카메라 앞에선 다 라이벌이니까 서로 양보, 배려 이런 건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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