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한 죽음의 기록 찾아다니는 다큐 감독 newsvop
지난 2003년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학살 진상규명 범국민위원회’가 출간한 책 ‘다 죽여라, 다 쓸어버려라’ 첫 장의 제목은 ‘온 국토가 무덤’이다. 이 책은 경기도부터 제주에 이르기까지 당시 확인된 남한 전 지역 민간인 학살 피해지역을 지도로 만들어 소개하고 있다. 지도는 학살이 전국에서 벌어졌음을 보여줬고, 실제로 거의 모든 시와 군에서 크고 작은 학살이 자행됐다.
그의 모든 작품은 이런 힘겨운 과정을 거쳐 관객을 만나야만 했다. 그런 노력은 영화계에서 어느 정도 인정받아 영화 ‘레드 툼’으로 2013년 서울독립영화제 우수작품상과 2016년 들꽃영화상 다큐멘터리 신인감독상을 받았다. 하지만, ‘레드 툼’ 2,737명, ‘해원’ 1,589명, 태안 ‘1,336명’ 등 흥행 성적은 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경북 고령에 있는 후방부대였어요. 전경과 의경이 같이 있던 부대였는데, 직접 시위 진압에 나서는 부대는 아니었어요. 그래도 시위 때 가끔 지원을 나가곤 했거든요. 당시 서울에선 전경들이 양심선언을 하기도 했지만, 저는 민주화 투쟁이 왜 일어나는지도 모를 때였어요. 그러다 대구역 앞 중앙파출소에 지원을 나갔다가 깜짝 놀랐어요. 나가서 보니 거리에 있는 이들이 일반 시민들이었거든요. 분노한 시민들에게 당시 포위돼 있다가 풀려난 적이 있어요. 그때부터 시민들이 왜 거리에 나온 건지 궁금했고, 1989년 제대한 뒤 본격적으로 책을 구해 읽으면서 공부했어요. 학교 다니던 시절 저와 함께 한 선배는 없어요. 그냥 자생적인 운동권이었던 거죠.”그렇게 조금씩 세상을 알아가다 대학 시절 구속되기도 한 그는 졸업 이후 우연히 카메라를 들게 됐다. 구속 경험과 함께 당시 IMF 구제금융으로 경기가 위축돼 취직이 힘들었기 때문이다.
“카메라를 들고 고민 끝에 현장으로 달려갔어요. 주요 언론이나, 방송에서 제대로 다루지 못할 걸 알기 때문에 간 거예요. 이때부터 영상기자로 활동했어요. 처음만 해도 독립영화가 뭔지, 다큐멘터리가 뭔지도 몰랐어요. 현장을 찍어가면서 조금씩 알아간 거예요. 그런 삶의 여정이 너무 자연스러워서, 때론 이게 운명이 아닐까 생각을 많이 해요.”여러 투쟁 현장을 영상에 담아오던 그는 운명처럼 민간인 학살 현장을 만났다. 지난 2004년 경남 마산 진전면 여양리에서 진행된 유골 발굴 현장을 취재하게 된 것이다. 2002년 9월 태풍 루사로 인해 흙이 무너지며 50여 년 동안 땅속에 묻혀있던 국민보도연맹 학살사건 피해자 유해가 드러났다. 2년 뒤 발굴을 통해 수습된 유골은 125구에 이르렀다.
“영화에 나오는 박상연 할머니는 23살 때 배 속에 아기를 가진 채 남편을 잃었어요. 남편이 죽었는지 살았는지 몰라서 평생 남편을 기다리면서 살아왔는데, 이사도 가지 않고 대문도 잠근 적이 없다고 하더라고요. 당시 남편이 입었던 옷도 그대로 보관하고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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