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선배 찾아온 후배의 눈물…슬픔·희망 공존하는 '기억교실'
최종호 기자="한 학년 아래 후배예요. 꼭 오고 싶어서 왔는데…."14일 오후 경기 안산시 단원구 고잔동 4·16민주시민교육원 기억관에 마련된 '마침 교실로 들어서다가 책상에 놓인 선배들의 사진을 보고는 북받치는 슬픔에 울음을 참지 못한 것이다.A 씨와 함께 온 여성은"봉사동아리로 활동했는데 동아리 선배들이 대부분 사고를 당했다"며"지겹다는 둥 세월호에 대해 나쁘게 말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러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초등학교 2곳에서 단체 방문하는 등 150여명이 찾아와 단원고 학생과 교사 희생자들을 추모했다.참사 후 2년여간 단원고에 그대로 보존되다가 교실 부족 등의 이유로 2021년 4월 옛 안산교육지원청 자리에 세워진 4·16민주시민교육원으로 옮겨왔다.교실 책상마다"내 딸, 사랑해. 아빠가","사랑하는 내 동생아, 언니야.
교무실의 김 교사 책상에는 4월 16일에 '생일'이라고 적힌 김 교사가 쓰던 달력이 그대로 놓여있었다. 교무실에는 김 교사 외에도 숨진 교사들이 사용하던 책상, 가방, 교편 등이 있었다.이에 따라 기록물들은 엄격히 관리된다. 교실마다 온도·습도 측정기가 설치돼 보존에 적절한 환경을 유지하고 기록물 훼손을 막고자 방문객들은 소지품을 보관대에 두고 입장해야 한다.기억교실을 관리하는 4·16기억저장소의 원태오 기록팀장은"기록물을 안전하게 관리·보존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기억교실이 이곳으로 이전한 뒤에 지난해 처음으로 1년을 온전히 보냈는데 작년에 2만여명이 방문했다"며"보통 3월부터 방문객이 늘기 시작하고 4월에 가장 많이 찾는다"고 덧붙였다. 홍기원 기자=세월호 참사 9주기를 이틀 앞둔 14일 오후 경기도 안산시 단원고 4.16기억교실에서 유가족이 교실을 살펴보고 있다. 2023.4.14 xanadu@yna.co.kr
그중 한명인 고 허재강 군의 어머니는"4월이 되면 그 아픔을 몸이 기억하는지 나도 모르게 갑자기 눈물이 흐르곤 하는데 방문객들을 맞이하는 일을 하고 있어서 감정을 누르고 미소 지으려 노력한다"며 눈시울을 붉혔다.그는"참사와 관련된 공간, 현장을 이렇게 복원한 것은 기억교실이 세계적으로도 드문 것으로 알고 있다"며"국가 지정기록물을 넘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준비하고 있는데 등재가 되어서 이 기록물들을 잘 보존하고 널리 알려서 안전의 의미, 안전의식을 되새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zorb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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