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출산 기피 부담금’ 이창양, 블로그 글 통째로 삭제···칼럼 논란 이후 ‘디지털 장례’ 중

산업부 장관 내정 사실이 발표되기도 전부터 칼럼 하나로 인해 빗발치는 비난을 받았던 만큼 논란거리가 될 만한 글들을 아예 열람할 수 없도록 모두 지워버린 것으로 추정된다.

2012년 언론사 기고를 통해 ‘출산 기피 부담금’의 도입 필요성을 주장해 논란을 빚은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내정자가 11일 현재 본인이 운영 중인 블로그 게시글을 모두 삭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내정자의 평소 소신이나 경제관 등을 검증해 볼 수 있는 자료 접근을 원천봉쇄한 것이어서 향후 인사청문회 등에서 블로그 게시글 제출 요구를 포함한 검증 공방이 불가피해 보인다. 이날 이 내정자가 운영하고 있는 네이버 블로그 ‘이창양 교수의 경제산책’에 접속해 보면, ‘아직 작성된 글이 없습니다’라는 안내문 외에 다른 내용은 찾아볼 수 없다. 이 내정자가 초기 화면에 “카이스트 경영대학 재학생 및 동문들과의 지식 공유를 위해 2008년 7월 시작되었다”고 소개한 이 블로그는 블로그 이웃이 975명에 이르는 인기 블로그로, 최근까지 누적 방문자 수가 44만300회에 달했다. 그럼에도 현재는 올라온 글이 하나도 없는 상태로 사실상 초기화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2000년부터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로 재직 중인 이 내정자는 교내 우수강의 대상과 창의강의 대상을 받을 정도로 학교 안팎에서 ‘스타 교수’로 알려져 있다. 강의는 물론 신문사 등 외부 기고 활동도 활발히 해 왔다. 이번에 논란이 된 2010년 조선일보 기고 외에도 경제 일간지 등에 꾸준히 칼럼을 써 왔는데 대체로 시장과 경쟁을 중시하고 민주당 계열의 정부에 비판적인 글을 주로 써 온 것으로 확인된다.

노무현 정부 출범 4개월 무렵인 2003년 6월 한국경제에 기고한 ‘박카스와 보톡스’라는 제목의 시론에서는 당시 갓 출범한 새 정부의 경제운용을 ‘박카스 정책’과 ‘보톡스 정책’으로 명명해 비판했다. 정부 정책에 대해 “당장의 피로를 풀기 위해 박카스를 연달아 들이켰고”라거나, “일시적인 미용효과를 위한 겉치레성 정책들이 남발되고 있다”며 보톡스 시술에 비유했다. 이 내정자는 전날 서울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출산 기피 부담금’ 칼럼 논란에 대해 “경제학적 이론 하나를 소개한 정도”라며 “현실적으로는 실현될 수 없다고 명기했다”고 해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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