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볕이 따듯해지면서 회사 근처 남산골 한옥마을에 깃발을 따르는 외국인 단체관광객이 찾아왔다. 점심 먹고 콧바람 쐬기 좋은 장소지만 외국에서 보러 올 명소인지 의문이 들곤 한다. 이들이 오는 이유는 저가 패키지 여행상품에 끼워넣는 시간 보내기용 코스이기 때문이다. 중국 사이트 퉁청여행에서 확인한 상하이 출발 4박5일 서울 관광상품은 항공료와 숙박비를 포함해 ..
봄볕이 따듯해지면서 회사 근처 남산골 한옥마을에 깃발을 따르는 외국인 단체관광객이 찾아왔다. 점심 먹고 콧바람 쐬기 좋은 장소지만 외국에서 보러 올 명소인지 의문이 들곤 한다. 이들이 오는 이유는 저가 패키지 여행상품에 끼워넣는 시간 보내기용 코스이기 때문이다. 중국 사이트 퉁청여행에서 확인한 상하이 출발 4박5일 서울 관광상품은 항공료와 숙박비를 포함해 46만원대였다. 일정 중 쇼핑이 6번이나 있는 덤핑 관광 의심 상품이다.
이런 코스에 새롭게 청와대가 추가됐다. 관광업계에서는 중화권 관광객들이 왕이나 최고권위자의 공간을 특별하게 여겨서 일정에 넣는다고 항변한다. 그렇지만 이 얘기는 불과 3분 거리 경복궁에는 다양한 국적의 남녀노소가 방문하는데, 청와대에서 노랑머리 외국인을 거의 찾아보기 어려운 이유를 설명하지 못한다. 작년 경복궁을 다녀간 외국인 중 영어권 방문객은 55만1501명으로 중국어권 22만529명보다 2배 이상 많았다. 청와대는 방문 외국인을 언어권으로 따로 분류하지 않는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작년보다 외국인 관광객이 늘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 역시 여행사들이 공짜로 손님을 풀어놓을 장소에 데려온 것에 불과하다. 대통령 가족이 거주한 관저는 꽁꽁 닫혀 있고, 집무실에는 달랑 영부인 사진만 걸려 있는 청와대는 대충 훑어보면서 잠시 사진만 찍고 가기에 최적의 장소인 셈이다.
취재 중 만난 한 공무원은"어차피 정권 바뀌면 다시 대통령이 들어갈 것이라고 생각해서 적당히 관리하는 것 같다"는 음모론을 제기했다. 시간을 청와대 개방 전으로 되돌릴 수 있다면 모를까 정권이 바뀐다고 해서 대통령이 다시 들어갈 수는 없을 것이다. 일각에서는 청와대 관리를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재단인 청와대재단에서 하는 게 아니라 서울시에서 하는 방안을 제시한다. 이것이 정답은 아닐 수 있다. 다만 부처 간 칸막이를 거두고 중앙부처, 지방정부, 민간까지 청와대를 되살릴 방안을 찾아야 할 때다. 그렇지 않으면 '이럴 거면 왜 나갔냐' '다시 돌아오는 게 낫지 않겠냐'는 소모적인 논쟁으로 국력을 낭비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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