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기지 않겠지만 2021년 12월에 시작된 장애인들의 출근길 지하철 행동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3년의 평일 아침을 단 한번도 쉰 적이 없다. 처음에는 출근길 지하철에 집단...
믿기지 않겠지만 2021년 12월에 시작된 장애인들의 출근길 지하철 행동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3년의 평일 아침을 단 한번도 쉰 적이 없다. 처음에는 출근길 지하철에 집단 탑승을 시도했고, 무정차 통과 조치가 시행된 뒤부터는 승강장에서 구호만 외쳤다. 그것까지 금지되자 침묵한 채 피켓만 들었고, 침묵조차 불허인 지금은 승강장에 들어갔다가 끌려 나오는 일만을 반복하고 있다.
그래서 떠올린 것이 100일간의 ‘포체투지’다. 집단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것이 어렵다면 한 명이라도 탑승해 목소리를 내보겠다는 것, 시민들의 얼굴을 보고 말할 수 없다면 발목을 향해서라도 말하겠다는 생각에서 나온 것이다. 포체투지는 두 무릎과 두 팔, 머리까지 땅에 대고 절을 하는 불교의 오체투지에서 따온 말이다. 그러나 말만 따온 것이고 실제 모습은 완전히 다르다. 장애인들은 휠체어에서 내려 객실 바닥을 포복하듯 기어가고, 그것조차 불가능할 때는 바닥에 누워 객실 천장을 보며 말을 한다. 이런 시위를 지금 50일 넘게 이어가고 있다.
포체투지가 가능한 시간은 지하철 보안관들이 들이닥치기까지 기껏해야 10여분이다. 장애인이 휠체어에서 내려 객실 바닥에 앉으면 객실이 잠시 술렁인다. 그러고는 곧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조용해진다. 갑자기 변화된 공기를 감지하는 촉수 하나를 쫑긋 세워둔 채 모두가 가만히 있다. 바닥을 기어가는 장애인을 지켜보는 승객은 없다. 그러나 누군가 지금 바닥을 기어가고 있다는 것을 모르는 승객도 없다. “시민 여러분, 저희도 시민입니다.” 그저 스마트폰만을 뚫어져라 보고 있을 뿐 아무도 그의 이야기를 듣지 않는다. 그러나 그가 무슨 말을 했는지 모르는 승객도 없다. 모두가 모른 척하면서 모두가 안다는 것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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