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급식실 조리 노동자들의 두려움은 여름철에 더욱 높아진다. 무더위 속 고온의 조리 열기에 정신이 아찔해지고 습도 높은 날 환기 성능이 떨어져 매캐한 연기를 그대로 마셔야 한다. 📝 변진경 기자
등갈비찜, 수제 떡갈비, 도라지튀김, 아귀살떡강정, 닭곰탕, 만둣국, 햄모듬찌개, 김말이튀김, 소떡소떡, 왕새우튀김…. 다음 달 식단표를 받아 들면 군침이 도는 대신 공포에 떠는 사람들이 있다. 학교 급식실에서 일하는 조리 노동자다. 이들의 두려움은 여름철에 더욱 높아진다. 무더위 속 고온의 조리 열기에 정신이 아찔해지고 습도 높은 날 환기 성능이 떨어져 매캐한 연기를 그대로 마셔야 한다. 고온다습·고강도 노동에 줄줄이 퇴사가 이어지지만 환경 개선이나 인력 증원 요구가 좀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그림 2〉는 학교 급식실 조리실무사 신청이씨가 7월7일 업무 시간 내 온도기록계로 측정한 작업환경 온도 변화다. 신씨가 일하는 학교는 전교생이 1000명에 이르는, 교실 급식을 하는 서울의 한 초등학교다. 일과는 대략 다음과 같다.
튀김이나 볶음 음식을 만들 때는 뜨겁기도 하거니와 다량의 조리퓸에 대한 공포에도 시달린다. 실제 급식실 조리 업무와 폐암 발병 사이 인과관계가 인정돼 최근까지 최소 62명의 급식 노동자가 폐암으로 산재를 인정받았다. 지난해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이 실시한 학교 급식 노동자 폐 CT 검진 결과, 대상자 4만2077명 중 32.4%인 1만3653명이 폐 이상 소견, 341명이 폐암 의심자 판정을 받았다. 그래서 고온의 기름 요리를 할 때 방독 마스크와 보호안경을 착용하지만, 땀이 비오듯 쏟아지는 여름에는 너무 숨이 막히고 더워서 그 장비들을 벗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신씨는 “끔찍한 더위냐, 폐암 공포냐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딜레마에 처한다”라고 말했다. 비 내리고 습한 날이 잦은 여름철에는 환기도 더 안 되기 일쑤다. “시끄럽다는 인근 주민 민원 때문에 조리실 환풍구를 옥상에 많이 올린다고 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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