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대표와 하태경 의원은 ‘이 대표가 혐오 표현을 쓴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혐오’ 단어가 자신들을 공격하는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고 반박한다. 하지만 이런 발언이야말로 ‘혐오 표현’에 대한 무감각을 보여준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신이 걷기 싫어하는 이유가 여성이 안전하지 않은 보행 환경에서 비롯됐다’라는 말을 한 작가의 말을 지적했다고 해서 인권위에서 여성혐오라고 했다” “ 아무 데나 혐오 발언 딱지 붙여서 성역을 만드려고 한다”이 대표와 하 의원은 ‘이 대표가 혐오 표현을 쓴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혐오’ 단어가 자신들을 공격하는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고 반박한다. 하지만 이런 발언이야말로 ‘혐오 표현’에 대한 무감각을 보여준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립국어원은 혐오의 뜻을 ‘싫어하고 미워함’이라고 정의한다. 하지만 사회적 맥락이 들어간 ‘혐오 표현’ 뜻에는 발화 대상이 ‘소수자 집단’이어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국가인권위원회는 2017년 펴낸 ‘혐오표현 실태조사 및 규제방안 연구’에서 혐오 표현을 ‘어떤 개인·집단에 대해 그들이 사회적 소수자로서의 속성을 가졌다는 이유로 그들을 차별·혐오하거나 차별·적의·폭력을 선동하는 표현’으로 소개했다. 홍성수 숙명여대 법학부 교수는 저서 에서 혐오 표현을 ‘소수자에 대한 편견 또는 차별을 확산시키거나 조장하는 행위 또는 어떤 개인, 집단에 대해 그들이 소수자로서의 속성을 가졌다는 이유로 멸시·모욕·위협하거나 그들에 대한 차별, 적의, 폭력을 선동하는 표현’으로 규정했다. 그런데 이 대표와 하 의원이 사용하는 ‘혐오’ 개념은 이런 사회적 맥락을 지운다는 것이다.
혐오 표현이라는 개념 자체가 역사적, 사회적 상황의 산물이다. 혐오 표현 문제는 나치가 유대인을 대량 학살한 2차 세계대전 때 수면 위로 떠올랐다. 미국 역사학자 사무엘 워커는 에서 1940년대와 50년대 민권단체들이 혐오 발언 제한을 지지하며 제2차 세계대전의 잔혹행위에 대응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1966년 채택된 유엔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 규약’에서는 표현의 자유를 보호하되, ‘폭력, 차별 또는 적대감을 유발하는 국가, 종교 또는 인종적 증오를 금지한다’는 조항이 포함됐다. 독일과 캐나다처럼 혐오 표현의 의미를 법에 규정하고 발화자를 처벌하는 나라도 있다.
장다혜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7일 “ 혐오에 대해 잘못된 이해를 갖고 있는 것 같다”며 “혐오 표현의 의미에는 ‘배설물을 혐오한다’ 수준이 아니고 성별, 연령, 성적지향, 장애 등 사회 구조적 문제가 복합적으로 포함돼 있다. 혐오 발언은 기존의 차별적인 사회구조를 강화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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