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와 닛산이 합병한다. 두 회사는 중국 전기차 업체의 급격한 부상으로 인해 시장 경쟁력을 잃었다. 닛산은 지속적인 경영 악화로 인해 생산능력과 인원을 감축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있었으며, 혼다는 전기차 시장에서 지각생으로 밀려났다. 두 회사는 미래 자동차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합병을 결정했다.
우치다 마코토(닛산 CEO·사진 왼쪽), 미베 도시히로(혼다 CEO·오른쪽) 중국 전기차 의 ‘무서운 질주’가 글로벌 제조업계의 구조조정으로 번지고 있다. 치열하게 경쟁하던 일본 2위 완성차 기업 혼다와 3위 닛산이 회사를 합친다. 두 회사의 합병이 성사될 경우 현대차그룹을 밀어내고 글로벌 3위(판매량 기준)의 자동차 공룡으로 올라선다. 18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뉴욕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혼다와 닛산은 기업결합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조만간 체결한다. 지주회사를 설립해 두 회사가 그 아래로 들어가는 방안이 유력하다. 장기적으로는 닛산이 최대주주로 있는 미쓰비시자동차까지 합쳐질 가능성이 크다. 혼다와 닛산은 현재 지주회사 통합 비율 등 세부 사항을 논의 중이다. 지난 3월 처음 협력 계획을 내놓은 양사는 올 8월 공동으로 차세대 소프트웨어중심차(SDV) 플랫폼 양산, 전기차 기술·부품 공통화 등 협력을 구체화해 왔다.
합병은 아예 ‘한 이불’ 속에서 미래차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시도다. 닛케이는 이번 합병 추진에 대해 “역사적인 구조전환”이라고 평가했다. 김경진 기자 이들이 한 이불을 덮게 된 데는 전기차 등 미래모빌리티 시장에서 톱10에도 들지 못할 만큼 시장 경쟁력을 잃었기 때문이다. 올해 1~9월 세계 전기차 1위 비야디(BYD, 22.3%)와 2위 테슬라(11.0%)는 이 시장의 3분의 1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폭스바겐(4위), 현대차·기아(7위), BMW(8위), 스텔란티스(9위) 정도다. 세계 1위 토요타(14위)도 전기차에선 후발 주자다. 이번 합병 결정은 미국 테슬라의 ‘혁신성’, 중국 BYD의 ‘가격경쟁력’ 등에서 번번이 밀린 일본차의 몸부림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안방’(일본 시장)까지 내주고 있는 상황은 혼다와 닛산의 위기감을 더 키웠다. 2022년 일본 시장에 진출한 BYD의 올해 1~3분기 판매량(1742대)은 지난해 대비 96.6% 늘었다. 특히 일본 완성차 기업의 먹거리였던 동남아·남미 등 수출시장도 BYD가 속속 장악하며 혼다·닛산 등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닛산은 지속된 경영 악화로 지난달 생산능력을 20%, 인원을 9000명 감축하는 구조조정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김경진 기자 상황이 이렇다 보니 미래모빌리티 전환을 위한 씨앗은 제대로 심지도 못했다. 닛산은 2010년 전기차 ‘리프’를 내놓으며 전기차 시장에서 초반에는 선전했지만 뒷심을 발휘하지 못했고, 하이브리드차는 개발도 하지 못했다. ‘전기차 지각생’ 취급을 받는 혼다는 올해 초 “출발점(0)으로 돌아가 새로운 전기차를 만들겠다”며 2026년 ‘0시리즈’ 양산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김경진 기자 한편으론 세계 최대 전자제품 위탁제조업체인 대만 훙하이정밀공업(폭스콘)의 ‘전기차 군침’이 두 회사의 결합을 부채질했다는 분석(닛케이)도 있다. 2019년 전기차 시장 진출을 선언한 훙하이가 고전 중인 닛산에 관심을 두고 있었다는 것이다. 닛케이는 “훙하이는 닛산 경영 참여 수단으로 프랑스 르노가 신탁은행에 맡긴 닛산 주식에 주목했다”며 “현재도 22.8%(9월 기준)의 닛산 주식이 신탁 은행에 있고, 훙하이는 그 주식을 매입해 닛산 경영에 관여할 수 있다고 봤다”고 전했다. 닛케이는 훙하이의 의도를 확인한 닛산이 방어 대책으로 혼다와의 합병을 추진했다는 분석도 보탰다. 선우명호 고려대 자동차융합학과 석좌교수는 “전동화에서 뒤처진 두 회사의 벼랑 끝 전술”이라고 평가하며 “중국 제조업체도 합종연횡으로 덩치를 더 키울 것이라 앞으로 모든 자동차 기업은 중국 기업과 최종 싸움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김현예 특파원, 최선욱·고석현 기자 isotope@joongang.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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