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 방안에 웬 욕조가? 8년 공들인 영월 산속 '파격 호텔'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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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렇게 까지...' 한옥 두 동을 보니, 그 완성도에 기가 잘릴 정도입니다.\r영월 한옥 더하이엔드

서울서 차로 2시간 30분을 달려 도착한 강원도 영월군 남면 북쌍리. 평창강을 건너 야트막한 언덕을 올라가면 깊은 산골과는 어울리지 않는 웅장한 기와 지붕이 나타난다. 지난달 완공돼 오는 8월 말 손님맞이 준비에 나선 한옥 호텔, ‘더 한옥 헤리티지 하우스’다.옛 고관대작의 집이 이러했을까. 대문을 지나 돌계단을 오르면 너른 규모의 위용과 품격을 고루 갖춘 한옥 두 채가 모습을 드러낸다. 영월종택으로 불리는 이 한옥은 3300㎡의 너른 대지 위에 자리한 독채 호텔이다. A·B동으로 나뉘며, 각 동의 연면적은 598㎡, 674㎡에 이른다. 1층과 지하 1층을 합한 면적임을 고려해도, 규모가 상당하다.

든든한 나무 들보와 기둥, 서까래 등 전통 방식으로 지어진 실내는 나무 향이 가득하다. 전기 선 하나 보이지 않는 깔끔한 마감과, 단정한 미감의 가구들, 달항아리·자개장 등 국내 공예가들의 작품이 균형 있게 어우러졌다. 안채와 사랑채, 층층각, 대청마루 등 전통 한옥의 구조면서도, 곳곳에 현대적 재해석도 돋보인다. 대리석 마감의 욕실과 건식 사우나, 지하 미디어 룸과 실내 유리 중정 등 고급 주택의 요소를 접목했다.8년 공들인 ‘한옥 프로젝트’ ‘왜, 이렇게 까지...’ 한옥 두 동을 두루 보고 나니, 그 완성도에 기가 질릴 정도다. 조정일 더한옥호텔앤리조트 대표는 “한옥을 아주 잘 지어서 그 가치를 입증 받고 싶었다”고 말했다. 용지 매입부터 소재·기술 개발, 건축 등 8년을 공들인 이른바 ‘한옥 프로젝트’는 조 대표의 고집과 뚝심이 담긴 작품이다.

무엇보다 목재 건조에 심혈을 기울였다. 최고급 수종을 선별한 뒤, 직접 개발한 ‘마이크로웨이브’ 장비로 7년간 건조해 수분 함유량을 15%까지 낮췄다. 보통 문화재 복원에 사용되는 목재의 함수율 기준이 25%다. 이렇게 건조된 나무는 딱딱해서 끌과 망치로는 짜맞춤이 안 돼 기계로 치목을 하고, 이를 위해 목수들이 컴퓨터 프로그램까지 배웠다.좋은 집을 위해 외국산 소재를 쓰는 일도 마다치 않았다. 외부의 풍경을 안으로 들이는 한옥의 특성에 따라 창을 넓게 내되, 독일산 투명섬유로 시야 가림 없는 방충망을 만들었다. 냉난방을 위해 삼중창에 전통 창호 디자인을 써야 해 나무와 창호 무게를 견딜 수 있는 외산 최고급 경첩을 썼다.

표현에 한계 없는 한옥 곳곳의 디자인 파격도 눈길을 끈다. B동의 한 방은 일명 ‘커플룸’으로 방과 욕실, 작은 거실을 미닫이문으로만 구분해 일직선으로 배치했다. 문을 열면 침대서 욕조가 보이고, 그 너머로 밖의 풍경이 들어온다. 기와는 한 장 한 장 소성 온도를 달리해, 색이 조금씩 달라 독특하면서도 아름다운 지붕을 완성했다. 대청마루서 보이는 풍경의 완성도를 위해 담을 40cm 깎고, 대신 건축법상 정해진 담 높이를 위해 바닥 홈을 팠다.조정일 대표는 “프로젝트 내내 ‘한옥은 원래 이렇지 않다’는 의견과 싸웠다”며 “한옥도 여느 주택처럼 표현이나 연출에 한계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8년 동안 목수 등 전문가들과 호흡을 맞추며 수많은 시행착오가 있었고, 이 과정에서 축적된 한옥 건축 기술을 그대로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짓는 데 돈 아끼지 않았다.” 이번에 완성된 영월종택 인근에는 2027년까지 137실의 한옥 호텔이 더 들어설 예정이다.

또한 한옥은 그저 머무는 곳이 아니라, 한국의 문화를 알릴 수 있는 ‘플랫폼’ 역할도 할 수 있다. 실제로 영월종택의 곳곳에는 한국 작가들의 미술 작품과, 자개장·달항아리 등 한국 전통 공예품들이 놓여있다. 직접 제작한 가구와 조명, 집기에도 한국의 아름다움이 스며있다. 미디어 룸의 스피커는 옹기의 공명에서 착안, 조 대표가 직접 디자인하고 만들었다고 한다.“전통문화 장인들의 작품에 실제로 가치는 쳐주지 않으면서 말로만 좋다고 하면 뭐하나요. 먹고 살 수가 없으니 계속 사장되고 이어지지 않잖아요. 한옥도 마찬가지죠. 머물고 싶은 한옥을 짓고 돈을 쓰게 만들면, 이 시장도 커질 겁니다. 그래야 목수들도, 전통문화도 명맥을 이어 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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