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여기서 학교는 일반계 고등학교(예전의 인문계 고등학교)를 가리키는 말로 한정하고자 한다. 30년 넘게 교직에 있다가 퇴직했지만 일반계 고등학교가 아닌 곳에 근무한 적이 없어서이다. 학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이 '가르치기'이다. 여기에 '평가하기'와 '기록하...
학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여기서 학교는 일반계 고등학교를 가리키는 말로 한정하고자 한다. 30년 넘게 교직에 있다가 퇴직했지만 일반계 고등학교가 아닌 곳에 근무한 적이 없어서이다.
학생 중심 수업이 그 누구도 비켜 갈 수 없는 거대하고 도도한 흐름이 되도록 해야 한다. 교사는 '가르치는 사람'가 아니라 '조정자'가 되어야 한다. 어떻게 해야 이런 흐름을 만들어 낼 수 있는지를 학교가 고민해야 한다. 하지만 내가 근무했던 학교에서는 이에 관한 학교 차원의 그 어떤 논의도 없었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일반계 고등학교가 그러하리라 생각한다. 진학 실적에만 매몰되어 근본적인 변화를 모색할 생각이 전혀 없다. 우리나라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세계의 첨단을 달리고 있다는데, 고등학교 교육에서는 여전히 전근대의 외피를 쓰고 있는 듯해서 씁쓸하다. 백마 타고 오는 초인이 있어, 이 외피를 한꺼번에 확 벗겨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하다.
이런 형편이다 보니, 현재 우리나라 일반계 고등학교의 평가 체계에서는 오지선다형의 지필 평가가 핵심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학생들도 지필 평가가 중요하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내신 성적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기에 지필 평가 3~4주 전부터 시험 준비에 다 걸기 하는 학생들이 아주 많다. '가르치기'와 '평가하기'가 끝나면 이제 '기록하기'의 장으로 넘어가야 한다. 요즈음은 학교생활기록부의 여러 항목 중에서 '과목별 세부 능력 및 특기사항' 항목이 가장 중요하게 여겨진다. 각 과목 교사들이, 학생들의 수업 중 활동을 관찰하고 평가하여 적는 항목이기 때문이다. 대학 입시 학생부종합 전형에서도 매우 중요한 전형 요소로 작동한다. 가히 학교생활기록부 '기록하기'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만하다.
아마 자신이 가르친 학생이 대학 입시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았으면 하는 심리가 작동하여 그렇게 과장을 했으리라 짐작한다. 문제는 그러한 심리 기제를 가지고 과세특을 쓰는 행위를 방지할 대책이 학교 현장에 아예 없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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