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턴은 도대체 어떤 사람이고, 어떤 생각을 하기에 이런 적나라한 외교 이면을 공개한 걸까요?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이 ‘살아있는 권력’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외교 내막을 만천하에 공개한 회고록 『그 일이 벌어진 방』을 출간했다. 백악관과 청와대는 회고록 내용에 잘못된 부분이 많다며 수정을 요구하지만, 그 파장은 이미 전 세계를 흔들고 있다. 볼턴은 도대체 어떤 사람이고, 어떤 생각을 하기에 이런 적나라한 외교 이면을 공개했는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볼턴을 제대로 아는 것은 이번 사건을 이해하는 데 필수적이다. 그가 왜 트럼프 정권과 갈등을 일으켰는지, 미국 공화당의 내부 기류가 어떤 것인지를 파악하는 데에도 필요하다. 1964년 공화당 대선후보 골드워터레이건-부시 부자-트럼프로 이어져‘폭격’ 볼턴, ‘득표’ 트럼프와 거리감볼턴, 38년 전부터 공화당 행정부서 일해 주목할 점은 볼턴이 그리 간단한 인물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조지 W 부시 대통령 행정부에서 국무부 군축·국제안보 담당 차관을 맡고 있던 2002년 “ 사담 후세인이 이라크에 대량살상무기와 생산시설을 은닉하고 있다”고 주장했으며 이는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 명분이 됐다. 볼턴이 앞장서서 WMD 문제를 제기하면서 침공을 강력하게 주장해 성사시켰다. 당시 다국적군을 결성한 미국은 압도적인 군사력으로 이라크 전역을 점령하고 사담 후세인 정권을 무너뜨렸지만 WMD를 발견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이라크전은 명분이 없는 비도덕적인 전쟁이라는 비판을 받아야 했다. 볼턴은 쿠바도 이라크처럼 WMD를 감추고 있다고 주장하며 무력 사용을 주장했지만 이뤄지지는 않았다.
볼턴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 행정부가 2015년 7월 이룬 이란핵합의에도 대놓고 반대하고 무력을 통한 해결을 주장했다. 그는 2015년 뉴욕타임스 기고문에서 “이란의 핵개발을 막으려면 선제공격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군사행동이 미국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주장했다. 2009년 시카고대 연설에서는 “이란 핵보유를 막으려면 이스라엘이 먼저 이란에 핵공격을 해야 한다”는 말까지 했다. 볼턴은 ‘힘의 외교’를 강조한 미국 공화당의 강경 주전파인 배리 골드워터 전 애리조나주 연방상원의원의 유전자를 계승한 매파 인물이다. 골드워터는 1964년 미국 대선에서 린든 존슨 대통령에게 역사적인 대패를 당한 공화당 정치인이다. 골드워터는 애리조나주 연방상원의원으로 재직하며 공화당의 강경 보수화를 이끈 인물이다. 온정주의적 정당이던 공화당을 전쟁도 불사하는 강력한 우파 정당으로 바꿔놓았다. 볼턴은 그런 골드워터의 후예라고 할 수 있다. 그는 고향 메릴랜드 주에서 장학생으로 고교에 다니던 1964년 골드워터가 공화당 후보로 대선에 출마하자 지지단체를 만들어 선거운동을 했을 정도로 그를 따랐다.
레이건의 부통령을 하다가 그의 뒤를 이어 대통령이 된 조지 HW 부시는 1990~1991년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정권을 상대로 걸프전을 벌여 쿠웨이트를 점령했던 이라크군을 몰아내고 개전 목적을 달성했다. 전쟁으로 국제정치 과제를 해결한 사례다. 존 볼턴의 회고록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중국 경제에 대한 나쁜 소식이나 시진핑에 대한 비판적 발언 모두를 듣기 싫어했다“고 한다. 이게 미중 무역담판에 악영향을 줘 자신의 연임 가도에서 ‘표’가 떨어질까 두려워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연합뉴스‘닥치고 전쟁’ 대 ‘닥치고 득표’의 대립 이런 골드워터의 강경 사상을 추종해온 볼턴이 트럼프 행정부에서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일한 것은 공화당의 뿌리 깊은 강경 주전파 유전자가 지금까지도 연연히 흐르고 있음을 보여준다. 볼턴이 트럼프 행정부에서 백악관 안보보좌관이 된 데는 선거 캠프에서 일하며 오바마 대통령의 외교 업적인 이란 핵합의 등에 반대하면서 의기투합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하지만 두 사람은 결이 사뭇 달랐다. 볼턴이 ‘닥치고 전쟁’ 이라면 트럼프는 ‘닥치고 득표’였기 때문이다. 볼턴은 ‘폭격’을 외쳤지만 트럼프는 세금으로 거액의 전비를 뿌려가며 이란 등을 공격하는 데는 반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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