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에 법사위를 놓고 워낙 세게 드라이브를 건 것부터가 문제였다'
21대 국회 전반기 원 구성 협상에서 벌어진 법제사법위원장 쟁탈전의 승자는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다. 미래통합당의 집요한 요구에도 법사위원장을 여당 몫으로 가져왔다. “야당이 법사위 기능을 법안 발목잡기에 악용하니 이번엔 여당이 맡아서 이 관행을 끊어버리겠다”고 ‘판단’한 그는 일관되게 ‘여당 법사위원장’을 전제로 협상을 ‘추진’했고, 결국 “집권여당으로서 책임국회를 만들겠다는 약속을 지킬 시간이 왔다”며 단독 개원을 ‘결단’했다.민주당 원내대표단의 한 의원은 “이 같은 판단력·추진력·결단력이 김 원내대표의 특장점”이라고 말했다. “가야 할 길을 정했으면 좌고우면하지 않고 끝까지 밀어붙여 어떻게든 성과를 낸다”는 것이다. 김 원내대표 자신도 취임 이튿날인 지난달 8일 문희상 당시 국회의장을 예방한 자리에서 “전 화끈하다”고 말한 적이 있다. “야당도 화끈했으면 좋겠다”면서다.
하지만 당 일각에서는 이런 ‘김태년 리더십’에 대해 “판단에 미스가 있어도 한번 결정한 건 끝까지 추진하고, 생각을 바꾸는 일도 거의 없다”고 비판한다. 민주당 관계자는 “초반에 법사위를 놓고 워낙 세게 드라이브를 건 것부터가 문제였다. 시작부터 퇴로를 닫아버려 야당에 법사위를 양보하면 원내대표직을 사퇴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렸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와 ‘사찰 회동’ 때도 그의 손에는 법사위 관련 양보안은 없었다. 당시 주 원내대표는 김 원내대표 일행이 떠나자마자 통합당 핵심관계자에게 “새로운 제안은 없었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민주당이 정보위를 제외한 국회 상임위원장 17석을 독식한 지난 29일 한 민주당 당직자는 “김 원내대표도 지금 찝찝해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37일간의 원 구성 협상이 깨지고 상임위원장 전석을 가져가게 된 현 상황을 김 원내대표도 바람직하게 보진 않는다는 의미다. 제1야당을 원 구성에서 완전히 배제하는 전례를 만든 건 그로서도 부담이다.
이 당직자는 “이번에는 코로나19라는 비상시국이 우리 편이었을 뿐, 앞으로의 국회 운영을 계속 이런 식으로 가져가다가는 어디선가 탈이 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주당의 한 3선 의원도 “우리가 야당일 때 원 구성이 80일 이상 지연되면서도 결국엔 합의하지 않았느냐”며 “김 원내대표 몸에 사리가 쌓일지언정 끝까지 야당의 도장을 받아내는 게 더 나았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최근 뉴스, 대한민국 헤드 라인
Similar News:다른 뉴스 소스에서 수집한 이와 유사한 뉴스 기사를 읽을 수도 있습니다.
통합당 “7개 상임위원장 의미 없다”..민주당 18개 모두 맡기로21대 국회 원구성 협상 최종 결렬주호영 “7개 들러리 의미 없어”통합당은 상임위원 명단 제출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정진석 “야당 몫 국회부의장 맡지 않겠다”자신의 페이스북에 “기자들이 자꾸 물어오는데, 전대 미문의 반민주 의회 폭거에 대한 항의 표시로 국회부의장 안한다”고 적었다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여야, 비공개 마라톤 협상…'상당한 의견 접근 이뤄'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어제(28일) 저녁 21대 국회 원구성을 위한 최후의 담판을 시도했지..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
원구성 협상 결렬…민주당, 18개 상임위 모두 맡기로국회 원구성을 둘러싼 여야 협상이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끝내 결렬됐습니다. 통합당은 상임위원장직을 하나도 맡지 않겠다고 선언..
더 많은 것을 읽으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