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내겠다는 목표로 글 쓰면 안 되는 이유 글쓰기 꾸준한글쓰기 습관의힘 남자의글쓰기 글쓰는습관 장한이 기자
카톡 대화 중 친구가 남긴 푸념이다. 책을 쓰는 건 결국 글을 쓰는 일이다. 하지만 어감이 참 다르다. '글을 쓰다'는 감성적, '책을 쓰다'는 왠지 거창함이 느껴진다. 손가락도 이 거창함이 부담스러워 속도를 내지 못하는 게 아닐까?
내 생각이 담긴 글이 하나둘 쌓이는 게 뿌듯하다. 책을 쓰겠다는 집념으로 글을 쓰지는 않는다. 주제가 떠오르면 마음과 손이 가는 대로 일단 끄적인다. 모니터 앞에 앉아 억지로 쓰려고 하지도 않는다. 무언가 반짝 떠오르면 즐거운 마음으로 시작할 뿐. 단기간에 책을 쓰겠다는 희망찬 목표를 정하고 행복한 상상에만 몰두하면 부담과 고통이 늘어난다. 부담과 욕심은 자유로운 사고의 확장을 제한한다. 글은 누군가에게 드러내는 결과물이다. 스스로 과정을 부담스럽게 몰아가면 재미도 효율성도 떨어진다. 시간이 흐르면서 글이 점점 쌓였다. 블로그에서 카카오 브런치 플랫폼으로 옮겨 글쓰기를 이어갔다. 오마이뉴스에서 시민기자 활동도 하면서 글 쓰는 일을 향유하고 있다. 여전히 거창하지 않은 직장생활 이야기를 남긴다. 어떤 날에도 똑같은 경험은 없고, 살아 있는 한 경험은 마를 날이 없으니까.글쓰기에 푹 빠져 살 때가 있었다. 동료들과 술을 마시다가도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스마트폰에 메모했다. 버스에서 지하철에서도 글을 썼다. 퇴근 후 매일 블로그에 글을 쓰고 예약 발행을 했다. 우리 뇌의 무게는 몸무게의 2%밖에 안 되지만 먹는 음식 에너지의 25%를 사용한다. 그래서 우리 뇌는 되도록 에너지를 적게 쓰려고 애를 쓴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에는 기꺼이 에너지를 투자하지만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일에 대해서는 습관이라는 방식으로 에너지 소모를 최소화한다. 우리가 뇌의 에너지를 기꺼이 사용하면서 즐기는 일은 매우 제한적이다.
종종 언론사나 기업 사외보 담당자에게 직장생활 관련 원고 요청을 받는다. 글의 주제를 듣자마자 기존에 써놨던 글이 떠오르는 경우가 많다. 기존 글에 담긴 소재를 일부 활용하기도 한다. 과거의 글에서 자라난 새싹이 또다시 새로운 글로 탄생하는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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