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타고 대만 한 바퀴... 잠은 텐트에서 잡니다 지구별방랑자 자전거여행 대만자전거여행 최늘샘 기자
3년만에 마스크를 벗었다. 조심스레 다시 여행을 시작한다. 2018년 페루에서 만난 동갑내기 여행자는 7년째 자전거로 세계를 일주하는 중이었다. 외국에서 자전거를 구하기는 어렵고, 무엇보다 나는 그럴만한 체력이 없다며 웃어넘긴지 5년이 지났다. 나이를 먹었고 육체는 점점 늙고 낡아간다.
끝났다고 생각했던 세계여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돌아와 3년 동안 한국에서 일상을 사는 동안 여행에 대한 바람이랄까 향수는 어느덧 다시 자라났다. 아직 가본 적 없는 낯선 나라, 자전거 도로가 잘 되어 있고 비교적 안전하고 물가가 비싸지 않은 나라, 90일 무비자로 여행할 수 있는 나라. 내 59번째 나라는 가까운 섬나라 대만이다.2023년 4월 9일 일요일. 오전 11시 김해를 출발한 비행기는 오후 12시 반 타이베이 타오위안 공항에 도착했다. 13킬로그램 접이식 자전거도 다행히 파손되지 않고 실려왔다. 하마 부서질세라 고이고이 포장한 완충용 페트병과 포장재를 뜯어내고 자전거를 펼쳤다. 띄엄띄엄 몇 마디 실용 중국어를 기억해냈다. 물어물어 공항을 빠져나왔다. 대만에서는 섬 일주를 '환도'라고 부른다. 자전거로 대만 환도에 성공한 여행 선배들의 정보를 보니 대만의 둘레, 일주 거리는 약 1300킬로미터.
대만이 한국보다 물가가 싸다지만 숙소를 검색해보니 정보가 적은 건지 가격이 비싸다. 여비를 아끼기 위해 1.5킬로그램 텐트에 쌓인 먼지를 털었다. 침낭, 빨고 말려 입을 옷 두 벌, 자전거 수리 도구, 스마트폰과 카메라 충전기 따위를 챙기니 40리터 가방이 금방 차고 넘친다. 옌친이라는 이름의 청년은 위험하지는 않다고 나를 안심시키며 물병을 채워주었다. 텐트를 치고 지친 몸을 누인다. 저녁 8시. 개 짖는 소리, 개구리 울음 소리, 비행기 소리가 귓 속을 때린다. 다섯 시간쯤 달린 거리를 검색해 보니 27킬로미터. 이 속도라면 48일이 넘게 걸리겠는데. 내일부턴 속도를 조금 내 봐야지.무서워서 잠이 오지 않는다. 편안한 집을 떠나 나는 왜 다시 길을 나섰는지. 후회가 밀려온다. 위험, 불확실, 어려움, 배고픔을 감수하고 내가 구하고 얻으려는 것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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