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에서 온 노동자 라훌의 집은 찬바람이 부는 비닐하우스입니다. 온열기는 화재 위험때문에 잠잘때 사용하지도 못합니다. 🔽 '고용허가제' 개선 필요
이불, 옷, 온열기뿐…“한국 너무 추워” 이주노동자 라훌씨가 사용하는 재래식 화장실. 화장실은 ㄱ씨 숙소에서 약 20m가량 떨어져 있다. 지난 30일 오후 5시. 일몰이 가까워오는 경기도 포천의 겨울 들녘은 빠르게 기온이 떨어졌다. 가산면의 시금치 비닐하우스에서 만난 라훌이 추위로 곱은 손에 연신 입김을 불어댔다. 그가 자신이 먹고 자는 숙소를 가리켰다. 비닐하우스였다. 작물을 키우는 하우스와 달리 지붕과 벽을 검은색 차광막이 싸고 있었고, 내부엔 컨테이너 두 동이 놓여 있었다. 하우스 안으로 들어가 컨테이너 한 동의 문을 열어보았다. 작은 세면대와 가스레인지가 보였다. 세면장과 부엌을 겸한 공간이었다. 벽면은 안팎의 온도차 때문인 듯 결로와 곰팡이 자국으로 얼룩덜룩했다. 라훌이 잠을 자는 옆 컨테이너 안에는 이불과 옷가지, 소형 온열기가 놓여 있었다. “한국 추워. 일할 때 너무 추워.” 라훌이 하얀 치열을 드러내며 웃었다.
2020년 12월20일 경기 포천의 가건물에서 생활하던 이주노동자가 동사한 뒤 고용노동부는 별도 대책을 내놨다. 신규 고용허가를 받으려는 고용주는 반드시 제대로 된 기숙사를 제공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이런 규정은 현장에선 지켜지지 않는다. 실제로 라훌의 근로계약서를 보면, 제공하는 숙박시설 유형이 ‘주택’으로 돼 있다. 일반적인 주택 기준에 턱없이 못 미치는 숙소지만, 라훌은 숙박비 명목으로 매달 20만원을 고용주에게 낸다. 사정이 이런데도 이주노동자들은 어려움을 호소할 데가 없다. 비전문취업 비자의 경우 처음 3년의 체류 기간을 준다. 큰 문제 없이 일을 하면 이 기간을 최대 1년10개월 연장할 수 있고, 4년10개월이 지난 뒤에는 재입국 고용허가 신청을 할 수 있다. 문제는 체류 기간 연장과 재입국 고용허가 신청 권한이 고용주에게 있다는 점이다. 이주노동자는 일터를 옮기려고 해도 고용주 허가가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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