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도의 구멍 때우는 0원짜리 변호사 김예원 애증의정치클럽 인터뷰 애증의 정치클럽 기자
무료로 약자의 편에 서는 변호사, 잘못된 법을 막기 위해 하루에 100통씩 전화하는 변호사, 폭력과 차별에 맞서 말 그대로 '싸우는' 변호사… 그리고 세 아이의 엄마. 드라마에나 나오는 얘기가 아니냐고요? 김예원 변호사는 '그런 삶도 가능하다'는 것을 매일 증명해보이고 있습니다.
마침 서울시에서 장애인인권센터를 개소해서 거기로 갔어요. 3년 일했는데요. 지역 사회에서 일어나는 인권 침해나 차별의 현장과 호흡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어요. 다만 제도 개선 활동은 축소될 수밖에 없었죠. 사건 지원을 하는 곳이니까요. 지리적인 제약도 있었어요. 다루는 이슈도 장애에 국한돼있었고요. 그래서 고민하다 장애인권법센터를 설립했어요. 좋은 면도 있어요. 어떤 이슈가 생겼을 때 메시지를 낼 수 있거든요. 제가 검수완박을 비판했을 때 싫어하는 후원자가 있을 수도 있잖아요. 그런 걸 눈치 볼 필요가 없는 거예요. 예를 들어 제가 장애인 학대 사건만 하는 줄 아시는데 그렇지 않아요. 장애, 아동 문제가 한 부처의 일이 아니거든요. 거의 모든 정부 부처와 일하고 있기 때문에 저는 좋죠. 저로선 가장 좋은 포지션이에요.""의뢰인들을 지원하는 장애지원단체 같은 곳에서 많이 요청하죠. 일반적인 사건은 제가 맡지 않아도 지원할 수 있는 체계가 있으면 연결해 드리지만, 웬만한 경우 열 수 없는 사건들이 있어요. 그런 사건들. 아무도 맡기 싫어하는 것들만 보내달라고 단체에 요청해요. 의뢰인의 장애가 중해서 어렵거나, 이 사람의 상황을 잘 이해해서 유대감을 진짜 잘 형성해야 겨우 열리는 사건들이 있거든요. 가령 최중증장애인 아동이 맞아서 죽은 사건 같은 경우 증거도 없잖아요. 그런 걸 해요.
사건을 다루며 드러나는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으로 싸우기도 해요. 아까 언급한 여성의 경우엔 수급비를 받고 있어서 취업이 사실상 무의미한 상황이었어요. 취업하면 그만큼 수급비를 깎거든요. 또 범죄 피해를 겪은 장애 여성을 위한 취업 지원 프로그램이 없어요. 그런 문제를 관련 기관과 뚫어가기도 하고, 이렇게 연결되는 제도들이 많아서 한 사건을 가지고도 할 일이 무궁무진해요.""제가 제도적인 활동을 한다고 하면 의원실과 법안 입법하는 것만 생각하시는 경우가 많은데요. 물론 그런 경우가 많이 있지만 정부의 담당과에 문의하기도 하고, 민원을 낸다거나 담당과에 유권 해석을 요청한다거나 정말 다양한 방식으로 일해요. 그럴 수밖에 없는 게, 모든 걸 입법으로 풀려고 하면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려요. 이 사람은 당장 죽겠는데 언제 그걸 하고 있어요. 길게 가져갈 건 길게 가져가고 빨리 해야 하는 건 빨리 하는 거죠.
그래서 소관부처에 이렇게 유권해석 민원을 넣었어요. 법률적으로 판단할 때 아빠는 가해자고 엄마는 중증 지적장애인이라 돈을 관리할 수 없다. 그리고 사실혼 관계라 아빠는 법률적 권한도 없다. 이런 경우엔 보호자가 없는 걸로 봐서 지자체 공무원을 통한 계좌 관리가 승인돼야 한다. 일주일도 안 돼서 그래도 된다고 답변이 왔어요. 그렇게 처리하는 것도 있어요. FM으로 할 수 있는 방법도 많지만 그게 피해자에게 더 괴로운 일이 되면 더 빠른 방법을 찾는 거죠. 일하면서 그런 것도 의미가 있어요.""정당에서 저를 탐낸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저는 모든 정당과 싸워서요. 그런 얘기는 많이 해요. '차라리 네가 들어가서 원하는 법을 만들어야지.' 그런데 그게 간단하지 않아요. 우리나라 정치 문화와 연결된 문제인데요. 현재 구조에서는 아무리 헌신적이고 똑똑한 사람이 들어간들 입법을 제대로 한다는 쉽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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